3개월간 은행 부실채권비율 0.01%p↑
은행 연체율 0.08%p 확대
9월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환 유예 종료
"건전성 영향…모니터링 강화"
![]() |
▲29일 서울의 한 폐업 매장 바닥에 대출 전단지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권의 부실채권(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분기 연속 상승했다. 연체율도 늘어나면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월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라 지금보다 리스크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3월 말 기준 0.41%로 전분기 말(0.4%) 대비 0.01%포인트 높아졌다. 부실채권 비율은 2020년 2분기부터 코로나 금융지원 등으로 낮아졌으나 2년 6개월만인 지난해 말 다시 높아지기 시작해 2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5%로 전분기 말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23%, 신용카드 부실채권비율은 1.2%로 0.05%포인트, 0.2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이 전분기 말 대비 소폭 늘었으나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분기 중 은행의 충당금 적립이 확대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1분기 말 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29.9%로 전분기 말 대비 2.7%포인트 높아진 상태다.
연체율도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33%를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0.03%포인트 낮아졌으나 전분기 말(0.25%)과 비교하면 0.08%포인트 커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분기 말 대비 0.08%포인트, 가계대출 연체율은 0.31%로 0.07%포인트 각각 늘었다.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0.45%)이 0.09%포인트 커졌고,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59%)이 0.13%포인트나 확대됐다.
코로나19와 고금리, 경기 악화 등을 거치며 시간 차를 두고 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9월에는 이른바 코로나19 대출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의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날 예정이라 리스크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정부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를 다섯 번째 연장했다. 만기 연장은 최대 3년, 상환 유예는 최대 1년의 연장 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에는 상환 유예 조치가 먼저 끝난다. 당시 만기연장 이용 차주는 53만4000명(124조7000억원), 상환유예 이용 차주는 3만8000명(1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장 기간 동안 정부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차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출발기금을 출범하고, 은행들도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연착륙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라 9월 말 상환 유예 조치 종료 후에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담보 위주로 취급해 리스크 부담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상환 유예 조치 종료 이후 건전성 부분에 아무래도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입장에서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향후에 2금융권 등에서 부실 전이가 있을 수도 있다"며 "안심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