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성 마이데이터코리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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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성 마이데이터코리아 이사 |
2023년 6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무슨 생각을 갖든지와 상관없이 21세기에 복잡한 금융 환경을 탐색하면서 금융 거래를 수행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바로 핀테크(FinTech)로 알려진 금융이다. 핀테크는 지속적인 정보기술의 혁신과 금융 솔루션이 맞물리면서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촉매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과 기술의 강력한 융합인 핀테크의 마법은 혁신(financial innovation)을 넘어 포용(financial inclusion)을 촉진하는 데 있다. 시간적,공간적 장벽을 허물고 전례 없는 금융 접근성을 개척하며 진정으로 포용적인 세계 경제를 향해 길을 열어가는 핀테크야 말로 진정한 21세기 금융이다.
핀테크 서비스가 어떻게 소비자의 일상 생활에 원활하게 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이 있다. 이는 금융기관이 아닌 회사가 ‘지금 구입하고 나중에 지불’을 옵션으로 온라인 쇼핑 경험을 바꾸고 있다. 금융과 전자상거래가 완벽하게 결합된 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수백만 명의 소비자가 판매 시점에서 즉각적인 지불 부담 없이 신용으로 구매할 수가 있다. 또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인 은행 업무도 재구성되고 있다. 이른바 네오뱅크(Neobank)라고 불리는 디지털 전용 은행은 물리적인 지점 필요성을 없애 소비자 가까이서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 이들 소비자 가운데 다수는 기존 은행으로부터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지만 네오뱅크는 기본적인 은행 서비스를 모든 사람이 보다 쉽게 접근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한 핀테크 기업도 금융 포용성을 촉진하고 있다. 비트코인, NFT와 같은 디지털 자산을 구매, 판매하고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지급수단과 투자기회를 개인에게 제공하는 한편 핀테크 기업인 리플은 신속하고 안전하며 저렴하게 모국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이주 노동자에게 돌파구를 제시하며 전 세계적으로 금융 포용성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 관심을 끄는 ESG 투자 플랫폼은 투자 세계를 민주화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재무 목표를 개인적인 가치와 일치시키면서 환경 지속 가능성, 사회적 책임 및 건전한 기업 지배 구조를 우선시하는 회사에 투자한다. 이런 추세는 개인 투자자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고 보다 책임 있는 기업 행동을 장려해 경제적 포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촉진한다. 금융기관이 아닌 회사에서도 지급결제 앱(Pay로 불리는 지급수단들)을 개인에게 제공해 모바일 장치를 사용하여 즉시 돈을 쉽게 보내고 받을 수 있고 지출을 추적하고 개인화된 통찰력을 제공해 재정을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또 전통적인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플랫폼을 통해 개인간 서로 직접 돈을 빌려주고 빌릴 수 있는 P2P 대출도 가능하다.
앞의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핀테크는 보다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금융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핀테크의 이런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규제기관과 금융기관, 핀테크 회사가 전략적으로 협력해 다음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사용자 데이터의 잠재적인 침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신뢰를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사이버 보안 조치가 필수적이다. 규제 기관은 혁신과 소비자 보호 간의 균형을 유지하고 금융기관과 핀테크 회사는 내부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또 금융 서비스가 점차 디지털화됨에 따라 핀테크 소비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이 필수적이다. 연령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소비자에게 디지털 금융 환경을 탐색할 수 있도록 지식과 기술을 제공해 안전하고 자기책임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핀테크의 혁신성을 장려하고 소비자 보호를 보장하며 금융 포용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금융에 더 쉽게 접근하고 효율적이며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미래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이는 물물교환에서부터 싹을 피운 금융의 고유기능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