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유럽 출장길, 주요 기관투자자 면담
윤종규 회장-함영주 회장
지난달 이복현 금감원장과 IR
윤 회장, 이번주 싱가포르-일본 출장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우리, 임종룡 회장 해외 IR 미정
지주사 회장 주가 부양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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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의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한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유럽 등 주요국을 방문하며 해외 기업설명회(IR)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주가 관리,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 등이 주요 과제인 만큼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나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통 삼성전자에 쏠려 있기 때문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더욱더 해외 IR을 통한 투자 유치 행보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달 8일부터 15일까지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진 회장은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을 방문해 투자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진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2001년 신한금융지주 출범 때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BNP파리바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진 회장이 해외 IR에 나서는 것은 취임 후 두 번째다. 진 회장은 지난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기관투자자들과 만나 민간 교류 활성화 방안, 한일 무역 정상화를 위한 수출입 기업 지원 등을 모색했다.
유럽은 일본과 함께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주주가 모여 있는 곳이다. 작년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 주주 현황을 보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자문하는 펀드의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알려진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CENTENNIAL INVESTMENT LIMITED)와 BNP파리바가 각각 지분 3.85%, 3.55%로 갖고 있다. 이들 국적은 말타와 프랑스다. 카이만군도의 SUPREME,L.P도 지분 3.55%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조용병 전 신한지주 회장도 재임 기간 유럽을 자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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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팬 퍼시픽 호텔에서 개최된 ‘금융권 공동 싱가포르 IR, ‘Invest K-Finance: Singapore IR 2023’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오른쪽)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해외투자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를 방문해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중 윤 회장은 이번주에만 싱가포르, 일본을 방문하며 숨가쁜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윤 회장은 이달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자문위원회 제3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 출장길에 올랐다. 이어 이달 8일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최대 보험그룹인 솜포홀딩스와 요양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KB금융은 솜포케어와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고객들에게 맞춤형 요양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해외 IR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 회장이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시장 관계자들과 소통할 기회를 갖겠다"고 밝힌 만큼 머지않은 시기에 해외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 IR에 나서는 것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해외 투자자 유치라는 지주 회장 본연의 역할과 별개로 최근 지지부진한 주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 주가는 2~3% 오르는데 그쳤다. 우리금융지주는 올 들어 주가가 6% 올랐지만, 이 역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7%)에는 못 미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삼성전자에 집중된 탓에 상대적으로 금융지주사 주가가 소외된 영향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주가는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말에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지주사들이 점차적으로 분기배당 등 배당액을 늘리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주에 대한 투자자들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주가 부진은 증시 전반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삼성전자 등에 집중된 영향이 크다"며 "금융지주사에 특별한 리스크가 있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