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부진 완화 조짐...부동산 대출 연체율 상승"
앞으로 1년 녹록치 않아..."싱크탱크 역할 적극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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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3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오름세는 지난달 3.3%까지 낮아졌지만 근원인플레이션은 더디게 둔화되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위험,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미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창립 제73주년 기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에는 주택시장의 부진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서는 금융불균형이 재차 누증되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협력해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리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1년이 더욱 녹록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1년은 한국은행의 진정한 실력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난 1년간은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공통적으로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고, 우리 국민 사이에도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올해는 국가별로 물가오름세, 경기상황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결과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에 따른 정교한 정책대응이 중요해졌다"며 "그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나라별로 차별화된 경제 여건 속에서 보다 정교한 정책 운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고,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가장 잘 제시하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며 "조직운영에 있어서도 보다 만족스러운 직장생활로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융권 내 비은행의 중요도와 시스템의 복잡성이 커진 만큼 감독기관과의 정책 공조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주된 정책대상은 은행이었고, 한국은행법에서 금융기관이라 함은 은행만을 의미했다"며 "그러나 비은행 금융기관의 수신 비중이 이미 2000년대 들어 은행을 넘어섰고, 한은금융망을 통한 결제액 비중도 지속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처럼 비은행의 중요도와 시스템의 복잡성이 증대됐기에 은행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국민경제 전체의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감독기관과의 정책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올해는 중앙은행 본연의 자기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변화를 선도하는 한국은행이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며 "저부터 앞장서고,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