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위축 신호? 요금인상 효과?…전기·가스 등 에너지 소비가 줄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13 16:31

1분기 국내 도시가스 공급량 10% 줄고 1~4월 전력 판매량도 0.7%↓
경기둔화 가속화 신호냐 과소비 에너지 다이어트 결과냐 해석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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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활동의 바로미터인 전기·가스 등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주택가의 전기 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전지성 기자] 산업활동의 주요지표로 인식되는 전기·가스 등 에너지 소비의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선언 이후 경기 회복의 기대와 달리 산업생산 활동의 위축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 둔화의 신호로 풀이됐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국내 주력산업 구조에서 주력산업 생산활동이 위축된 게 생산 동력인 에너지 사용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과소비 등 지적을 받는 에너지 다이어트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가스요금의 잇단 인상으로 가격을 올려 소비를 줄이는 이른바 ‘가격의 신호’ 기능을 되찾고 있다는 뜻이다.

13일 한국도시가스협회 집계에 따르면 1~3월 국내 도시가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8% 줄어든 89억4504만㎥(입방미터)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43억3387만㎥, 지방은 9.5% 감소한 46억1117만㎥ 규모다.



□ 1분기 도시가스 판매량(단위 : 천MJ)

구 분 2023 증감률(%) 구성비(%)
1~3월
   
    누 계
수 도 권 186,536,576  -10.1 48.5
(천㎥) 4,333,875 
지 방 198,102,455  -9.5 51.5
(천㎥) 4,611,175 
전 국 384,639,031   -9.8 100.0
(천㎥) 8,945,049 
자료 : 한국도시가스협회



그래픽 : 오찬영 기자


특히 3월의 도시가스 판매량이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3월 한 달 동안의 도시가스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3% 감소한 23억3246만㎥를 보였다.

올 들어 국내 도시가스 판매량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의 국내 도시가스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한 36억0865만㎥를 기록했다.

2월의 감소 폭은 더욱 커졌다. 올해 2월 한 달 동안의 국내 도시가스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한 30억394만㎥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만 1~3월까지 매월 전년 동월 대비 3.0%, 12%, 16.3%씩의 도시가스 판매량 감소세가 나타난 것이다.



천연가스 생산기지 현장.


그래픽 : 오찬영 기자


□ 1∼4월 월별 전력 판매량(단위 : MW)

실적
2022년 2023년
1 49,802,219 51,240,911
2 47,541,471 47,874,746
3 45,836,806 44,094,602
4 43,758,280 42,300,848
186,938,776 185,511,107
자료 :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월보



전력 소비도 줄었다.

한국전력공사가 발간하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력 총 판매량은 185.5테러와트(TW)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6.9TW보다 1.4TW(0.7%) 줄었다.

특히 월별 전력 판매량을 살펴보면 2월까지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3월부터는 줄고 있는 추세다.

산업계의 탄소감축 노력 등에도 전기차 보급 등 폭 넓은 분야의 전기화 영향으로 그간 전기 수요가 갈수록 늘어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에너지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에너지 수입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이 전날 발표한 6월 1∼10일 수출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국내 에너지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 가스는 6.0%, 석유제품은 35.4%, 원유는 50%씩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에너지 소비감소는 무엇보다 산업활동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재고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 전산업생산지수가 109.8로 전월보다 1.4% 떨어졌다. 전 산업 생산은 2월 1.0%, 2월 1.2% 오르는 등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4월 하락세로 돌아섰다. 생산된 제품이 출하되지 않는 재고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거 쌓이면서 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1.2%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가스요금의 가파른 인상 여파로도 해석됐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2023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기요금은 25.7%, 도시가스요금은 25.9%, 지역난방비는 30.9% 각각 올랐다.

특히 전기요금의 경우 현재 킬로와트시(KWh)당 155원으로 지난해와 올해 총 5차례에 걸쳐 모두 40.4원(26%) 인상됐다. 올해 1분기 1분기 kWh당 13.1원 인상된데 이어 2분기에는 8원 더 인상돼 인상금액만 총 21.1원에 달한다. 지난해엔 4월 ㎾h당 6.9원 인상된데 이어 7월 5.0원, 10월 7.4원씩 두차례 더 인상돼 총 19.3원 인상된 바 있다.

올해는 2분기에 이미 지난해 1년간 인상폭보다 kWh당 1.8원 더 인상된 셈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학장은 "전력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든 것은 요금 인상의 영향보다는 경기 둔화의 영향이 더 크다"며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가 1% 늘어나면 전력 소비는 1.01% 늘어나고 가격이 1% 오르면 소비는 0.2% 줄어드는 것을 전제로 전력수급계획을 만든다. 즉 전력수요는 요금보다 경기에 더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you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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