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대출금리는 꿈틀 '이유 있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13 15:47

은행채 5년물 4월 중순 이후 32.2bp↑

6개월물, 1년물 모두 30bp 이상 올라



은행채 발행 많아지며 금리 상승

하반기 은행채 발행 확대 전망

시중은행

▲서울에 설치된 시중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자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의 여수신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며 금리 인하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4.132%로 지난 9일과 같았다. 지난 8일 금리(4.157%)에 비해서는 2.5bp(1bp=0.01%포인트) 내렸다.

은행채 금리는 올해 들어 4월 중순에 저점을 기록한 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5월 말 정점을 찍은 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4월 10일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810%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4.204%로 정점을 찍고 다시 하락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된다. 은행채 금리에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동되기 때문에 은행채 금리 상승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채 금리가 오른 것은 은행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자 금융당국은 자금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는데, 시장 상황이 회복되자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조치가 만료되는 만큼 은행들의 유동성자산 확보 필요성이 더 커졌다. LCR은 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 비율로, 국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 의무보유비율을 말한다. 은행 LCR은 100%를 지켜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금융당국은 LCR 규제를 85%까지 완화했다. 지난해부터 LCR 규제 정상화에 나서며 이달 말까지 92.5%를 유지하도록 했는데 다음달부터는 규제 비율을 더 높여 100%까지 단계적으로 도달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은행채 순발행액은 지난달 증가 전환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5월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더 늘어나며 은행채 순발행액은 9595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채 5년물뿐 아니라 주탁댐보대출 변동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6개월물, 신용대출과 정기예금 등의 기준인 은행채 1년물의 금리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채 6개월물의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3.797%를 기록했다. 저점인 4월 중순(14일·3.471%) 대비 32.6bp 올랐으나, 5월 말(30일·3.858%)에 비해서는 6.1bp 하락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3.835%로 지난달 30일(3.920%) 대비 8.5bp 하락했다. 반면 4월 중순(14일·3.521%)에 비해서는 31.4bp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 도래 규모의 100%에서 125%로 확대했는데, 하반기 124조원 규모의 은행채가 만기를 앞두고 있어 은행채 발행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채 금리 움직임에 따라 여수신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과 시장금리와 연동된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은 은행채 금리를 따라 움직인다"며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금리는 따라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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