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 14일 광주 기아차 공장 방문
與, 2년째 '5·18민주화 운동 기념식' 전체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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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제1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민의힘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국민의힘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공략하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에 맞불을 놓고 있다.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 없는 호남 지역의 인기를 얻기 위해 ‘민주당 성지’로 꼽히는 광주에서 집권당 장점인 예산과 정책을 내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광주 기아차 공장을 찾아 지역균형 발전과 자동차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집권당이 이듬해 정부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전국 시·도를 돌며 지역 현안을 점검하는 예산정책협의회 첫 방문지로 ‘호남’을 택한 것이다.
김 대표는 경제와 일자리 문제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금남로·망월동 등 민주화운동 관련 현장 대신 기아차 공장을 찾았다.
김 대표는 오전 기아차 광주 제1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본 뒤 기아 임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그는 "그동안 광주와 전남·전북을 방문할 때 경제 현장보다 광주 민주화 운동 관련 현장들을 많이 찾고 있는데 지금 우리 호남 지역에 필요한 것은 민주화운동 정신을 승계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는 인식이 많이 있는 걸로 안다"며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또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대한민국 국토가 균형발전 돼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면서 "기아차 공장이 광주에 있는 건 정말 반가운 일이고 앞으로 광주뿐 아니라 전·남북 지역에도 더 많은 기아차 관련 업체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큰 역할 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2년째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날에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시각장애 학생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중국 소수민족의 언어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유마 타루 작가의 ‘천과 같은 혀’ 등을 감상하고 행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광주비엔날레가 지역과 세대를 넘어 온 국민과 세계인이 하나될 수 있는 세계적인 미술 축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 정당은 9년 전에도 ‘예산 폭탄론’을 내세워 호남권 지역구에 깃발을 꽂기도 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던 이정현 전 의원은 19대 국회 때인 지난 2014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호남에 예산 폭탄을 퍼부을 자신이 있다"며 전남 순천·곡성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예산을 타내는 수준 혹은 아예 예산을 타 내지도 못하는 사람 대신 호남 예산을 늘려본 경험이 있고 획기적으로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예산 폭탄론을 전면에 내세워 당선되기도 했다.
여당의 호남 민심 잡기는 민주당의 ‘보수텃밭’ 대구·경북(TK) 공략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풀이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서로의 텃밭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동진 정책, 서진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는 이번에 호남권 인물을 새로운 최고위원으로 선출했기 때문에 그 분위기가 가라앉기 전 기세를 잡으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어떤 선거든지 예산을 내세우면 표심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예타 면제 등 선심성 공약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0일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맞춰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와 경남 양산을 방문해 각각 홍준표 대구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