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직격 인터뷰
"전세제도 폐지, 시간 필요…근본적 고민 필요"
"부동산, ‘W’자 움직임 예상돼…2009년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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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시급하면서 중요한 문제는 ‘전세’입니다. 아파트 전세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투기판이 되고 사기가 일어나고 왜곡이 일어납니다. 필요해서 생긴 제도이지만 이제는 전세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전세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급진적으로 바꾸거나 폐지할 수는 없지만 고민하면서 사기범 처벌 및 사기 예방을 통해 장기적으로 서서히 월세로 전환하는 방향설정 필요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전세사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함에 따라 수요자들의 공포 심리로 인해 전·월세 거래량이 급격하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일시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방안을 7월 중 마련하겠다고 언급했음에도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전세시장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는 게 김 소장의 전언이다.
김 소장은 부동산에 대한 칼럼과 강연을 이어가며 도서 집필 및 각종 방송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부동산 전문가이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대표 부동산 전문가 중 한 명으로서 김 소장은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문제점 및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 "전세제도, 없어져야 하지만 당장은 불가능"
전세제도는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임차 형태로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주거사다리 중간 단계로 작동하며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시간이 지나며 전세제도는 매매가격 및 전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부상했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전세사기는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정부 또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자 일각에서는 전세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전세사기범에 대한 더욱 강력한 처벌을 강구하면서도 전세제도를 당장 폐지하기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김 소장은 "2009년 전세 대출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를 통해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수요자들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전세시장에 대한 금리 변동의 영향 또한 커졌으며 각종 문제가 뒤죽박죽 엉키면서 역전세, 전세사기 등의 문제가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소장은 "전세제도는 애초에 생기지 말았어야 할 제도이며 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것은 맞지만 당장 없어질 가능성은 없다"며 "전세제도를 당장 폐지해버리면 전세금 반환, 집값 급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통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간을 가지며 전세제도 영향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세제도는 아파트 매매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 요소로 이에 대한 섣부른 정부 개입은 시장 전체에 자극을 줘 끊임없는 왜곡을 만들 수 있다"며 "전세사기 예방 대책 강구, 피해자 지원 등은 필요하지만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이외에 대한 정부 개입은 최소화돼야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전세제도 폐지에 대한 준비가 돼있지 않기 때문에 전세사기 대책을 강구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며 20~30년 동안 월세 비중을 높이는 등 서서히 전세제도 폐지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위적인 부양이나 해결보다는 시장의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서서히 안정되는 연착륙이 되도록 온 힘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차 하락이 바닥 신호"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역경의 시기를 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는 각종 언론을 통해 내놓는 부동산 시장 향후 전망으로 인해 수요자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김 소장은 수요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향후 전망에 대해 부동산 시장이 ‘W’자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 소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 흐름은 2009년과 매우 유사하다.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겠지만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 때 집값이 폭락했다가 2009년 상반기 다시 회복했고 이후 혼조세를 반복하다 2차 하락이 왔지만 2014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서며 2015년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W자 전망에 대해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게임으로 인간의 심리가 많이 반영된다"며 "지난해 하반기 1차 조정이 왔고 현재 회복기를 거치고 있으나 향후 몇 년간은 보합세를 지속할 것이며 이후 2차 하락이 분명히 올 것이다. 이때가 바닥 신호인 동시에 수요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