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자사주 매입' 시동...주가 부양 의지 담았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6.26 16:01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취임 후 첫 자사주 매입

주당 3만4350원에 5000주, 1억7175만원어치 사들여



타 금융지주 회장 추가 자사주 매입 관심

하반기 대내외 상황 악화...주가부양 노력 효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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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금융지주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대한 믿음과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단 대내외 상황이 좋지 않아 금융주가 힘이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융지주 회장의 주가 부양 노력이 주가에 반영될 지는 미지수란 평가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회장은 지난 23일 자사주 5000주를 매수하며 취임 후 첫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주가 3만4350원에 장내매수했는데 단순 계산하면 총 1억7175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지난 3월 신한금융 회장에 공식 취임한 진 회장은 2017∼2018년 신한금융 부사장 때 사들인 자사주 1만3937주를 계속 보유 중이었다. 2019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신한은행장 임기 때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없이 기존의 주식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5000주 추가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 부양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주가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주가 부양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진옥동 회장을 시작으로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설 지 주목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19년 1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해 현재 총 2만1000주의 자사주를 가지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1만132주의 자사주를 가지고 있는데 2018년 하나금융 부회장 당시 5000주를 추가 매입한 것을 끝으로 자사주 매입이 없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한 후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가 없다. 임 회장이 이제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임 회장의 자사주 매입 움직임에 관심이 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CEO(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를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최근에는 경영진 개인의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금융지주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면서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 회장들은 해외 투자설명회(IR)에 직접 참여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금융지주는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이 많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의 투심을 잡는 것이 주가 부양 차원에서 중요하다. 앞서 윤종규 회장과 함영주 회장은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해외 일정에 동행했고, 진옥동 회장은 취임 후 일본과 네덜란드·프랑스·영국을 찾는 두 차례의 해외일정을 소화하며 투자자들을 직접 만났다.

이와 함께 금융지주사들은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이같은 금융지주의 노력이 주가로 곧바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금융지주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경기 하향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사들의 리스크 부담이 커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이 방어적인 경영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기준 KRX은행 지수는 597.25로 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가장 낮은 KRX은행 지수는 지난 4월 6일 기록한 586.82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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