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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택 시흥시장. 사진제공=시흥시 |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반드시 정책적인 노력이 기반돼야 한다. ‘자전거 천국’이라 불리는 네덜란드에선 1990년대 초부터 자전거종합계획을 수립했고, 출퇴근할 때 자전거 이용자 세금환불, 편의시설 확충 등 정책을 통해 자전거 이용을 장려했다.
프랑스는 최근 20억 유로(3조 6700억원)를 투자하는 자전거 인프라 확장 계획인 랜 벨로(Plan Velo)를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2030년까지 자전거 전용 도로망을 현재 2배인 10만km로 연장을 목표로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자전거도로는 모두 2만5249km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75%는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섞이는 겸용도로로 확인됐다. 차도-인도와 별도로 분리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채 15%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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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정왕역 시흥시 공영자전거 대여소. 사진제공=시흥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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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2023년 자전거의날 기념행사. 사진제공=시흥시 |
시흥시는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고 자전거 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시흥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고 5년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을 수립, 추진한다.
특히 시흥시는 택지개발에 맞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자전거 도로를 255km에서 총 118.3km를 연장했다. 시흥 은계지구와 배곧, 시화MTV 등 개발이 활발한 지역에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현재 시흥시 관내 자전거도로는 총 112개 373.8km로 집계됐다.
정왕역과 월곶역에는 공영자전거 대여소를 운영하며 점차 대여 자전거를 늘려나가고 있다. 2021년 4228개에서 올해 4700대로, 연평균 380대가 늘어났다. 올해부터는 전기자전거를 도입해 시민 선택권을 확장했다.
◆ ‘안전이 먼저’ 시민자전거보험 가입
시흥시는 2015년부터 시민자전거보험을 가입해왔다. 매년 갱신을 통해 자전거 이용자 안전권을 보장한다. 시흥시에 주소를 둔 시민(외국인등록자 포함)이면 누구나 별도 가입절차 없이 자전거 사고와 관련된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자전거를 직접 운전하다 발생한 사고나 자전거로부터 입은 사고이면 전국 어디서나 지역에 상관없이 해당한다.
보장 내용은 △자전거 사고 사망 500만원(15세 미만 제외) △후유장애 최대 500만원 △4주 이상 진단 시 진단위로금 10~30만원 △자전거 사고 벌금 지원 최대 2000만원 △변호사 선임비용 최대 200만원 등이다. 시민 개인이 가입한 보험과도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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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자전거길 코스. 사진제공=시흥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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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호조벌 그린웨이. 사진제공=시흥시 |
탄소중립시대를 맞아 자전거를 운동이나 취미용이 아닌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시흥시도 일상에서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대중교통 연계 지점에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4만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는 시화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된 자전거도로 편의를 개선하고, 근처 정왕역 자전거 대여소 시간을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노동자 출퇴근 시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용이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는 정왕역 주변으로 자전거 거치대 110면을 추가로 설치한다. 역사 주변 방치 자전거는 주기적으로 정비하며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 안전을 함께 챙긴다.
자전거 이용문화 확산 캠페인도 병행한다. 시흥시는 올해 4월 자전거의날을 맞아 오이도역 광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자전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어린이 안전모를 선착순으로 나눠주고, 시흥시 자전거보험 및 공영자전거 대여소에 대해 시민에게 안내했다.
◆ 시흥형 자전거길 그린웨이 눈도 입도 즐겁다
시흥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시흥형 자전거길, 그린웨이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갯골생태공원을 출발해 물왕호수까지 이어지는 7.5km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호조벌을 양 옆에 끼고 길게 뻗어있는 농로를 가로지르면 계절감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요즘은 조선 전기 농학자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연꽃 씨를 가져와 조성한 연꽃연못인 관곡지와 연꽃테마파크에 피기 시작하는 연꽃무리도 볼거리다. 자전거를 타고 물왕호수까지 도착하면 40분가량 소요된다. 더구나 물왕호수에는 라이딩을 끝내고 허기진 배를 달래줄 맛집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눈과 입과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시흥시 그린웨이다.
kkjoo0912@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