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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 |
오는 9일까지 2박 3일 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첫 공식 일정은 이날 예정된 정부 부처 관계자들과의 회동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만난다.
유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담은 IAEA의 종합 보고서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과도 IAEA 종합 보고서 내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과 IAEA 간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9일 오전에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만난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대책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IAEA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일요일(9일) 오전에 만나기로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위 의원은 이어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잘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면담에 참석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위 의원은 이 대표 등 지도부의 면담 참여 여부에 대해 "면담에 누가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논의해봐야 한다"며 "일단 대책위를 주축으로 해서 만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는 동시에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기자클럽이 이날 도쿄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야당과 만나고 싶고, 의견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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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입국한 8일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인근에서 관계자들의 짐이 옮겨지고 있다. (사진=연합) |
시위대는 ‘IAEA 일본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그로시 고 홈(go home)", "해양투기 반대한다", "그로시는 한국을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고성을 지르며 그로시 사무총장을 비난하거나, 귀빈용 출구 앞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도열한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그로시 사무총장 일행은 전날 오후 10시 47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2시간가량이 지난 이날 오전 0시 50분께에서야 시위대와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는 통로로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외교사절이 한국을 찾자마자 항의 시위로 입국 길에서부터 난항을 겪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