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에서 점주로…편의점 '20대 MZ사장' 늘어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09 15:26

GS25·CU 신규점포 청년 비중 10%대 증가세
창업비 부담 적고 높은 전문성 필요없어 선호
N잡 현상도 한몫…편의점본사 지원 혜택 봇물

GS25 20대 청년 창업 활성화 지원금 300만원 지급

▲GS25 모델들이 20대 청년 창업 활성화 지원금을 홍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편의점을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접 점주로 뛰어드는 20대 청년들이 꾸준히 늘어나자 편의점업계도 ‘젊은 MZ세대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년취업이 갈수록 ‘좁은 문’인데다 조직(직장)생활보다 좀더 자유로운 개인(창업)생활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작용하고, 더욱이 상대적으로 편의점 창업 비용이 타업종보다 접근가능한 수준이란 점도 20대 편의점 창업을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20대 편의점주 비중 지난해 부쩍 늘어…올들어 GS25·CU 16~17% 차지

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는 신규점포 중 20대 경영주 구성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3.5%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2.9%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1년 13.7%로 회복한데 이어 지난해 15.8%, 올해 2분기 기준 17.1%로 높아졌다.

편의점 CU도 20대 점주 비중이 지속해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3.7%에서 2019년 6%, 2020년 7.4%로 완만하게 오르다 2021년 10.3%로 두 자릿수로 진입한 뒤 지난해 16.2%까지 크게 늘었다. 올해도 1분기까지 16%대를 유지하며,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20대 점주 비중이 지속 증가하는 배경으로 청년층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자가 많아 매장과 업무가 익숙하다는 장점, 여기에 비교적 소규모자본 창업이어서 편의점 경영을 해볼만하다는 인식을 꼽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창업비용(가입비·보증금 포함)은 최저 4000만원대에서 최대 1억원 수준이다. GS25의 최소 창업 비용은 GS25 타입 기준 4270만원. CU는 가맹비용(7700만원)에 다른 비용을 합산하면 1억원 안팎에서 창업이 가능하다.

20대 점주들은 편의점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운영하며 오프라인 영업은 물론 온라인 집객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본부 홍보물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든 DIY(손수제작) 홍보물을 판매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 신세대답게 신상품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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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 본사마다 예비점주 300만원, 교육수료자 창업 시 가맹비 지원

이처럼 젊은 MZ세대 점주들이 편의점 창업시장으로 꾸준히 진입하자 편의점업체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지원 및 육성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최근 20대 청년 예비점주에게 창업 활성화 지원금 300만원을 제공하고, 본부 보증금도 면제하기로 했다. 대상은 만 19세(2004년생)~만 29세(1994년생)이며, GS25본부가 임차보증금, 임차료 및 시설투자 등을 지원하는 공동투자형 (GS2타입) 신규매장을 출점할 경우에 적용된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3월 단국대학교와 ‘청년 창업 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재학생 및 졸업 4년 이내 창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창업 지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즉, 일정 기간 세븐일레븐 점포를 실제 운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 경영주들이 창업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초기 투자금을 지원해 목돈 마련이 어려운 청년창업가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에 따라, 일정기간 점포 운영을 마친 단국대학교 재학생 및 창업, 취업준비생들이 계속해 편의점 운영을 희망할 경우 재계약을 하거나, 우수 편의점 운영자가 창업 대신 본사 코리아세븐로 입사를 희망하면 채용 평가에 우대 혜택을 부여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단국대와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른 대학교와 취약계층 학생들에게도 창업 및 채용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 역시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대학생협)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학생협 조합원(학생·교수·교직원·생협직원 등)을 대상으로 ‘편의점 청년창업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청년창업아카데미 참가자가 유통산업과 편의점 전반을 배우는 ‘원데이클래스’, 직영매장에서 1개월간 점포 체험을 하는 연수과정을 거치면 점포 시작 때 가맹비(770만원)와 소모품비(50만원)를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젊은 직장인들의 ‘N잡(2개 이상 직업 보유) 현상’도 20대 편의점 창업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물가는 천정부지 오르는데 직장 월급은 쥐꼬리 인상 수준이어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삶의 질’를 실현하기 위해 본업 외에 편의점 창업으로 부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정환 한국유통학회장은 "20대 편의점 창업 증가에는 취업의 어려움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접근가능한 창업비용과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없다는 점과 함께 직장인들의 ‘n잡’ 개념의 창업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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