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볼보의 기세가 무섭다. ‘안전한 차’ 이미지에 ‘세련된 차’라는 인식까지 생기며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양강구도’가 굳어진 수입차 시장에 볼보가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온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는 8463대. 전년 동기(7013대) 대비 20.7% 성장한 수치다. 그 중심에는 볼보의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이 있다. 레저 활동에 적합한데다 도심 주행 성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도로 위를 누비고 있다.
볼보 XC60 B6 모델을 시승했다. 2.0L 가솔린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한 차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차’라고 입소문이 나있다.
얼굴이 예쁘다. 2021년 신형 XC60이 출시되며 외관이 확실히 깔끔해졌다. 볼보자동차 모델들의 패밀리룩을 잘 살리면서도 측면 라인을 매끈하게 뽑아 세련미가 넘친다. 볼보 특유의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조합도 훌륭하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710mm, 전폭 1900mm, 전고 1645mm, 축거 2865mm다. 싼타페보다 축간 거리가 100mm 길다. 그만큼 넓은 실내공간을 지녔다. 키 180cm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머리 위 공간이 잘 뽑혔고 무릎 아래도 넉넉하다.
실내 디자인은 안정감에 방점이 찍혔다. 쓸데없는 버튼을 최소화하고 센터페시아 화면에 기능을 몰아넣었다. 크리스털 기어 노브는 고급스럽다. 실내에 전체적으로 쓰인 소재들도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해 확실히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볼보 측은 차를 만들며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속도가 상당히 빨라 놀라웠다. 합산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힘을 낸다. 분명 효율성이 초점이 맞춰진 차지만 역동적인 감각도 놓치지 않았다. 천천히 힘을 받는데 고속까지 밀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잘 선다. 브레이크가 감각적으로 반응해 차를 부드럽게 멈춰 세운다. 8단 변속기와 궁합도 훌륭하다. 공인복합연비는 9.1km/L를 인증 받았다. 하이브리드시스템이 잘 작동해 실제 주행 시에는 이보다 살짝 높은 실연비가 확인됐다.
볼보는 XC60에 레이다,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플랫폼을 탑재했다. 이를 기반으로 도로 위 차량 및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를 감지해 사고 위험 시 긴급 제동과 충돌 방지를 지원하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작동한다.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 중앙에 맞춰 조향을 보조하는 ‘파일럿 어시스트’도 활용할 수 있다. 후진 시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제동을 하는 ‘리어 액티브 브레이크’ 기능도 추가됐다.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는 볼보가 ‘최강자’로 떠올랐다. 티맵모빌리티와 과감한 협업을 통해 내비게이션,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을 장착했기 때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가 들어갔다.
주행 중 "아리아"를 부르면 원하는 명령을 음성으로 내릴 수 있다. "아리아 서울역 가자"라고 하면 내비게이션 목적지가 자동으로 설정된다. 음악 플랫폼 ‘플로’도 연동돼 주행 중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아리아 비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 틀어줘"라고 하면 이와 어울리는 최신 음악을 재생해준다. 이밖에 날씨, 뉴스, 각종 정보 탐색도 가능하다.
탄탄한 기본기와 압도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차다. 공간이 넓어 활용도가 높은데다 첨단 안전사양까지 대거 추가돼 상품성이 상당하다는 총평이다.
볼보 XC60의 국내 판매 가격은 6290만~73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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