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속도전' 중소형 증권사 "대형사에 지지 않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26 14:57

'367조' STO 시대 눈앞에 두고 중소형사 진출 준비 분주



이례적 신사업 진출 속도...SK·한화·유진 등은 대형사보다 빨랐다



플랫폼 개발 이어 상품 자산 확보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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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온 증권업계가 ‘토큰증권(STO)’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비교적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도 대형사에 못지않은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한화·유진투자증권 등이 일찌감치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바 있으며, 다른 중소형사들도 조직개편·외연확장 등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O 관련 제도는 지난 2월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데 이어 최근 국회에서도 법제화 초읽기에 돌입한 상태다. 이달 중 윤창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STO 제도화 관련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며, 이르면 올 연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거쳐 내년 본격 시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STO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밑 준비’가 한창이다. STO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산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플랫폼 개발과 각종 업무협약(MOU)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특히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일찌감치 STO 사업 준비에 착수한 것에 눈길이 쏠린다. 자기자본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사들은 신사업 확장에 늘 여유로웠지만, 중소형사는 자본 여력이 부족해 신시장 진출에 뒤처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이데이터, 간편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인공지능(AI) 도입 등 업계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 속에서도 중소형사가 대형사에 비해 한발 늦어왔다.

그러나 이번 STO 사업에 관해서만은 중소형사가 대형사 못지않은 속도를 낼 뿐 아니라, 때로는 한발 앞서는 모습도 보인다. 대표적으로 SK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각각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과 협력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현재는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등도 이미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각자 STO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기관도 이들 중소형사에 협업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시장을 맞이하기 위한 내부 조직개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교보증권이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는 ‘DT전략부’를 신설, STO·디지털플랫폼 사업 등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SK증권도 작년 개편을 통해 디지털사업본부를 포함한 디지털 부문을 확대 신설하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임명했다.

STO 사업 본격 시행 이후 흥행을 책임질 상품 확보에도 빈틈이 없다. SK증권은 미술품, 유진투자증권은 신재생에너지 기반 STO 추진을 위해 관계 기업들과 MOU를 마쳤다. 선박금융·영화판권 분야에서는 SK증권-유진투자증권이 협업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대형사에 비해 부족한 ‘체급’을 보완하기 위해 중소형사 간 연합이 이뤄지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블록체인 시스템 구조가 그리 복잡하지 않은 것도 중소형사들이 과감히 나설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며 "플랫폼 개발이 전부가 아니라, STO화할 유망 자산 확보를 위한 영업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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