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후변화 사각지대 지원 '에너지복지법' 제정 급선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7.30 16:30

■ 에너지빈곤층 사회적 약자 포용을 위한 에너지복지



저소득층·영유아·장애인·노인·임산부 가장 취약



빈곤층, 기초수급 요건 안되면 지원 제외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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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쪽방촌에 더위를 식혀주는 쿨링포그가 분사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


기후 변화로 지구촌 곳곳에 집중호우와 이상고온, 잦은 대형산불이 빈발하면서 인류를 포함한 자연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에 따르면, 올해 6월 세계 평균 기온은 16.55℃로 역대 관측상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고, 7월 들어 지난 3~5일 지구 평균 온도가 사흘연속 17℃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같은 이상기온과 재해는 자연생태계를 교란해 곡물 및 에너지 수급에 악영향을 끼쳐 관련 식품과 제품 가격의 폭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사회 빈곤층에 직접 피해를 입힌다. 전기·가스 등 구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에너지 소외’로 국민행복권과 사회안전망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에너지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기 위한 에너지 복지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국내외 관련 정책과 전문가 제언을 집중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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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갈수록 빈발하고 대형화되면서 피해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는 ‘에너지 빈곤층’을 최소화하기 위한 독립적 법률로서 ‘에너지복지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복지법은 에너지빈곤 문제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에너지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거론된다.

현행 ‘에너지법’과 별개의 법적 보완을 위해 에너지복지법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 5차례의 에너지복지법 제정안, 관련 기금 마련을 위한 ‘에너지 및 지원사업 특별회계법’ 일부 개정안도 2차례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신법 제정을 통해 에너지복지사업 시행·관리주체의 관할사무 적정성을 놓고 의견이 갈라졌고, 사업 중복 시행·관련 급여의 중복 지급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다양한 입법적 과제를 풀어야 하는 선결조건이 남았지만 에너지이용권(바우처) 등 에너지복지사업의 근거법인 ‘에너지법’만으로는 에너지복지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당장에 현행 ‘에너지법’이 규정하지 않는 에너지 빈곤과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보편적 개념을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에너지 빈곤문제가 기후변화 영향으로 늘고 있는 ‘기후변화 빈곤층’에게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후변화 빈곤층이란 경제적 저소득층을 비롯해 노인·장애인·영유아·임산부 등 건강 및 사회적 취약계층까지 포함한다.


◇ 에너지 빈곤·에너지 빈곤층 보편개념 정립 필요…에너지법 개정안 통과 ‘진전’

윤석진 강남대 공공인재학과 교수는 "현행법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상 생계급여 또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일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경제적 저소득층 외 기후변화 빈곤층은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현행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교수는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 빈곤층에 해당하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지원 대상에 제외되는 이른바 ‘에너지복지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 만큼 사회적 합의가 요구돼 신법 제정 논의도 장기화 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9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에너지이용 소외계층 실태조사를 3년마다 시행해 그 결과를 공표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로 간이 조사도 시행하는 에너지법 개정안이 통과돼 고무적인 행보라는 평가도 받는다.

수급권자의 신청에 의존하는 에너지복지 제도 특성상 발생하던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실태조사가 이뤄지면 경제적 빈곤층 외에도 기후변화에 따른 새 에너지 소외계층을 발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주영남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은 "내년부터 정부 주도로 ‘에너지이용 소외계층에 관한 실태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라며 "실태조사 결과는 에너지복지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하고, 에너지복지 지원 대상인 취약계층 기준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보다 진전된 에너지복지 대책 수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inahohc@ekn.kr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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