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분양 주택 6만6400가구로 4달 연속↓
준공 후 미분양 9399가구…전월 대비 5.7%↑
전문가 "양극화 심화될수록 악성미분양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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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가구수가 감소세를 보임에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부동산 시장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미분양 가구수가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건설업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악성 미분양에 따른 건설업계 자금 조달 어려움은 고금리 여파와 맞물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리스크를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3.6% 하락한 6만6388가구로 집계됐다.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 2월 약 7만5000가구를 기록한 이후 4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 가구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준공 후 미분양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는 전월에 비해 5.7% 증가한 9399가구로 9440가구를 기록했던 2021년 4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양 시장의 악성 재고로 평가받는 준공 후 미분양은 2020년 6월 1만8560가구로 고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5월에는 6830가구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7000가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 2월 8000가구대로 진입한 뒤 1만가구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미분양 가구수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점점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시장 양극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의 78.8%인 7404가구는 지방에 몰려있다. 최근 수도권 분양 시장은 훈풍이 불며 고분양가 논란에도 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방 분양 시장의 경우 여전히 냉각기가 이어지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전국 미분양 가구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냉각기가 장기화되며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이 같은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준공 후 미분양 가구수 또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할수록 건설업계에는 유동성 위기가 커질 것이고 자금줄이 막히며 경영난을 겪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세를 보임과 같이 건설사 폐업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전국 건설업체 폐업 신고 건수는 총 849건으로 601건을 기록한 지난해 동일 기간 대비 약 41.3%(248건)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준공 후 미분양 또한 증가할 것이며 이는 건설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악성 미분양은 가격 상승 여력 유무에 따라 결정되는데 수요자들이 지방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낮게 판단했기 때문에 준공 후 미분양이 지방에 몰려있는 것"이라며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악성 미분양 가구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 교수는 이어 "악성 미분양 가구수가 증가할수록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중소건설사들의 파산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잦아질수록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가 닥칠 가능성 또한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