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피는 것 보다 낫지"? 당뇨병 흡연자 헛고생하다 사망 위험 키울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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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 권유를 거절하는 이미지(기사내용과 무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당뇨병을 가진 흡연자가 담배를 완전히 끊지 않고 흡연량만 다소 줄인다면 심근경색·뇌졸중 발생 위험 감소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심혈관질환 합병증은 당뇨병 환자 주 사망 원인으로 알려진 만큼, 철저한 금연이 당부된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수민·유정은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데이터를 이용해 제2형 당뇨병 환자 34만 9193명을 대상으로 흡연 행동 변화가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5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 당뇨병 환자의 흡연 행동 변화에 따라 △ 금연 그룹 △ 50% 이상 흡연량 감소그룹 △ 20∼50% 흡연량 감소그룹 △ 흡연량 유지그룹 △ 흡연량 증가그룹으로 나눴다.

이후 이들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양상을 살폈다. 이 연구에서는 당뇨병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16.5%만 담배를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찰 기간에 당뇨병 환자들에게서는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이 각각 1.9%, 2.2% 비율로 발생했다. 또 같은 기간 전체 사망률은 4.3%였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가 완전히 금연한 경우 지속해서 담배를 피운 사람보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20%씩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담배를 끊는 대신 흡연량을 줄인 그룹에서는 이런 효과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흡연량을 절반 이상 줄인 그룹의 경우 흡연량을 그대로 유지한 당뇨병 환자 그룹에 견줘 뇌졸중 발생 위험은 그대로였다. 심지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3%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담배를 완전히 끊어야 당뇨병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사망 위험이 10% 낮아지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중 심근경색과 뇌졸중에 따른 사망위험은 각각 21%, 34% 낮출 수 있다는 게 연구팀 분석이다.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당뇨병 환자 주 사망 원인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합병증이다. 보통 당뇨병 환자가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앓는 경우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흡연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흡연은 단독으로도 일반 성인에게 혈관 기능 장애, 교감 신경계 활성화, 혈전 형성과 같은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최우선으로 금연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 조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금연한 지 약 2년만 지나도 건강상 이점이 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흡연은 아무리 낮은 수준이라고 해도 혈소판 응집과 같은 유해성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흡연량’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당뇨병의 지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뇨병 진단과 함께 금연을 통한 생활 습관 개선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흡연량 변화가 심혈관질환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병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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