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효과’…8월 구매요인 커지며 수입차 시장 '후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3 14:21

"이달 중 출고" 소비자 문의 빗발···"교체 시기 앞당겨"
판매사는 가격 ‘파격 할인’ 승부수···고가 수입차 판매 ‘역대 최다’

법인차들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단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연두색

▲법인차들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단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연두색 전용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수입차 두 대를 한꺼번에 구매했다. 기존 차량의 교체 주기가 한참 남았지만 앞으로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붙인다는 소식에 마음을 굳혔다. A씨는 "번호판 색깔이 바뀐다는 것을 핑계로 평소 사고 싶었던 신모델을 구매한 측면도 있다"며 "차량이 언제 출고되는지 딜러에게 매일 전화를 하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연두색 번호판 효과’에 수입차 시장 역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법인차 교체 수요가 몰리며 고가 브랜드 판매가 늘고 있다. 하반기에 접어들며 차량 구매와 출고에 대한 문의가 크게 뛰었다는 게 영업 일선의 전언이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2만1138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2만1138대)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가 차량을 판매하는 브랜드는 성적이 좋아졌다. BMW코리아의 지난달 판매는 5931대로 작년 7월(5490대) 대비 8% 뛰었다. 볼보(1409대, 38.4%↑), 렉서스(1088대, 114.6%↑), 포르쉐(953대, 66%↑), 랜드로버(408대, 98.1%↑), 람보르기니(45대, 50%↑), 롤스로이스(29대, 20.8%↑) 등 법인차 수요가 많은 브랜드들도 판매가 크게 뛰었다.

가격이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3만7239대가 판매됐다. 작년 같은 기간(3만4055대) 보다 9.3%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는 최근 5년 사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2019년 1만1084대였지만 2020년 1만9229대, 2021년 3만3741대 등으로 성장했다. 상반기 전체 수입차에서 1억원 이상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0.5%에서 올해 28.5%로 급등했다.

신규 등록된 1억원 이상 수입 법인차는 지난해 상반기 2만2928대에서 올해 상반기 2만4014대로 1086대(4.7%) 많아졌다. 통상 수입차 신규 등록 중 개인구매는 60%, 법인구매는 40% 안팎이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연두색 번호판 효과’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모습이다. 테슬라가 가격을 확 깎은 ‘중국산 모델 Y’를 국내에 투입하는 것을 필두로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할인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물량 수급이 원활한 일부 모델의 경우 최대 20% 안팎의 할인을 제공하는 딜러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법인차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기존에 등록된 차는 소급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가 이달 소폭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수입차 브랜드 영업사원은 "최근 들어 차량 할인폭과 출고 일정을 묻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계약을 한 고객들도 차량 실내외 색상 변경 등을 통해 인도 시기를 앞당기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차 ‘반짝 수요’가 지난간 이후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고 상대적인 고금리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어 볼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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