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과 ‘리틀 버핏’의 한판승부…"美 국채 계속 살것" VS "하락 베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0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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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대표적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장기채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에 수요가 몰린 탓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미국 채권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 국채를 두고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과 월가에서 ‘리틀 버핏’이라 불리는 빌 애커먼의 전망이 서로 상반돼 관심이 쏠린다.

3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30년물 국채수익률은 4.305%에 거래를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0년물 수익률은 지난 3 거래일 동안 25bp(1bp=0.01%포인트) 가까이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수준까지 치솟았다. 당시 이때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대를 보이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미국 시장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미 국채금리 역시 4.188%에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처럼 미 국채 수익률 급등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올해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한때 시장을 지배했었기 때문이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영향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로 빠질 것이란 예상에 미 기준금리는 올 들어 본격 인하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과열된 미국 노동시장은 아직까지도 냉각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연준의 ‘더 높고 더 길게’(Higher for Longer) 금리 기조가 앞으로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

아울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미 재무부의 장기국채 발행량 확대, 일본은행의 장기금리 상승 용인 등도 국채 매도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현재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가치가 수직 낙하나는 방향으로 쏠리자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애크먼 퍼싱스퀘어 최고경영자(CEO)는 30년물 미 국채가격 하락에 베팅했다고 최근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크먼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장기채는 과매수 상태로 더 높은 금리 없이 시장이 발행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30년물 국채금리가 빠른 시일 내 5.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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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사진=AP/연합)

이와 반면, 버핏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주 월요일(7월 24일) 100억달러 어치 미 국채를 매입했고 지난 월요일(7월 31일)에도 100억 달러를 들여 미 국채를 매입했다"며 "다음 주 월요일(8월 7일)에 100억 달러로 3개월 또는 6개월 만기를 매입할지가 우리가 가질 유일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이어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 있다"며 "이것(미국 산용등급 강등)이 그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이고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채의 신뢰성이 손상되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전문가들도 미 국채 전망과 관련해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고 크훈 아시아 리서치 총괄은 "미국 국채 수익률이 심각한 단계에 있다"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35∼4.4%까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컨설팅업체 GSFM의 스티븐 밀러 전략가는 이미 다 반영된 상황이라며 "국채 수익률이 앞으로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더 오른다 하면 난 국채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인플레이션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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