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무더기 금융사고...지배구조법 개정안 필요성 커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8.10 13:39

경남은행 500억원대 횡령 사건 이어

국민은행·대구은행 금융 사고 추가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강제력 커져야

'CEO 책임' 지배구조법 탄력 받나

대구은행

▲DGB대구은행.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BNK경남은행의 500억원대 횡령 사건에 이어 KB국민은행, DGB대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 사고도 확인되며 은행의 내부통제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도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 직원들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추가 개설한 혐의가 확인돼 금융감독원은 전날 긴급 검사에 들어갔다. 대구은행 영업점 직원들이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높이기 위해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동의 없이 다른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대구은행 일부 직원은 실적을 이유로 증권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고객에 요청한 뒤 해당 계좌 신청서를 복사해 다른 증권사 계좌를 추가로 만드는 데 사용했다.

금감원은 "고객이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 신청서를 복사한 후,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 데 활용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 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기도 했다.

관련 대구은행 직원들은 복수의 지점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검사에 나선 만큼 피해 고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불법 계좌 개설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인가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대구은행은 연내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국민은행에서도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를 통해 부당 이득을 챙긴 사실이 적발됐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9일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공동조사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적발하고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증권대행업무 부서 소속 직원 상당수는 2021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61개 상장사의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무상증자 규모와 일정 등의 정보를 사전에 지득해 매수하고 무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상승하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약 66억원의 매매 이득을 취득했다. 또 다른 부서 동료직원, 가족, 친지 등에게 정보를 전달해 약 61억원의 매매 이득을 취득, 총 127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증권업무 대행 업무를 하는 은행 직원들이 일반 투자자들은 공시 전까지 알 수 없는 은행 내부의 업무상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했다"며 "자본시장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경남은행에서 562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건이 적발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추가 금융 사고가 잇따라 적발되며 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의 허술함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차적으로 은행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해 금융사고를 미리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발생한 금융 사고들이 몇 년간 장기간 이어졌음에도 은행이 미리 파악하지 못하고 뒤늦게 발견해 수습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지만 직원이 작정하고 속이려고 하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 후 내부통제를 엄격하게 보고 있으나 금융 사고가 잇따르며 은행권 전반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대한 강제력이 더욱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은행의 700억원대 횡령 사고 이후 지난해 은행권은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내규 개정을 거쳐 지난 4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지난 6월 22일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는데, 각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하는 책무구조도를 작성해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CEO는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로, 장기간 반복되는 내부통제 시스템 실패 시 책임을 져야 한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제도개선 내용을 구체화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실제 시행까지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이은 금융사고로 금융권의 내부통제 지적이 잇따르는 만큼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위는 개정안의 조문화 작업을 마치는 대로 곧바로 입법예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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