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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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는 유독 테마주에 홀려 여전히 기대감이 살아지지 않고 있다. 2차전지 열풍에 16년 만에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도 15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8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2차전지는 미래성장성이 있는 종목이라 쳐도, 초전도체는 그야말로 ‘꿈의 물질’이다. 지난 7월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LK-99’ 공개 이후 여전히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과학계에서 초전도 특성이 없다는 판단이 나왔지만, 희망적인 멘트와 기사 한 줄에 갑자기 주가가 치솟기도 한다.
초전도체를 이어 급등하던 맥신 테마주들도 반짝 상승하고 추락한 상태다. 양자컴퓨터 테마도 4일 천하로 마무리됐다. 상온에서 양자컴퓨터 소자에 쓰일 후보 물질을 확인했다는 소식의 영향으로 관련 주가가 4일간 70% 급등하고, 급하락했다.
이렇듯 잠잠했던 증시 테마주로 인해 요동쳤지만, 결과는 씁슬하다. 지난 7월부터 8월말까지만 해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에코프로, 신성델타테크 등으로 몇 억씩 벌었다는 내용이 연일 올라오고, 주식 리딩방이 활개를 치기도 했다. 실제 지난 7월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원으로 치솟았다. 연초 16조원 대비 11조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조기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은 돈을 벌었을 수 있지만, 테마주가 떠오른 뒤 사들인 투자자들은 빚더미에 앉게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잔액은 20조1811억원(18일 기준)으로 연초(16조5311억원)보다 20% 급증했다.
테마주의 등장으로 우리 증시는 주도주를 잃는 결과를 얻었다. 투자는 자유롭지만, 책임에서도 벗어나기 힘들다. 환상과 허상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