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연명하는 중소기업...치솟는 연체율에 은행권 어쩌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0 16:31

7월 가계, 기업 등 전 부문 연체율 상승



금리인상, 실물경기 둔화...대출 증가세



"코로나19 금융지원 고려시 우려할 수준 아냐"

기업

▲경기침체에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주요 기업 전경.(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경기침체에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이 가동되면서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연체율 추이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은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하반기에도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권 등에 따르면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2020년 7월 말 0.36%에서 2021년 7월 말 0.27%, 2022년 7월 말 0.22%로 저점을 찍은 뒤 올해 6월 말 0.35%, 7월 말 0.39%로 오름세다. 7월 말 기준 연체율은 가계, 기업 등 전 부문에서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2%,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0.49%로 전월 말보다 각각 0.01%포인트, 0.06%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중소법인(0.51%), 개인사업자(0.45%)는 전월 말보다 각각 0.06%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6월 말 0.33%에서 7월 말 0.36%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나 경기침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중소기업 연체율이 오름세다. 한국은행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1.84%였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작년 1분기 0.81%, 2분기 0.8%, 3분기 0.92%에서 4분기 1.12%, 올해 1분기 1.73%로 오름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인상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실물경기 둔화로 재무구조가 어려운 중소기업 연체율이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향후 연체율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금리인상 이슈, 업종별 실적 등 세밀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은행권 건전성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5대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8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18조848억원으로 전월 말(612조6823억원) 대비 5조4025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외부 요인 등을 고려해 하반기에도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국내 은행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강화한데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경기 침체, 고물가 기조로 자금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의 대출금이 투자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보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으로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추이는 크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감독당국의 시각이다. 실제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작년 6월 0.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6월 말 기준 0.41%로 2021년 6월 말(0.54%)보다 낮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비율은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고, 연체율은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건전성 악화로 은행 경영에 지장을 줄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하면 연체율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이 부분을 유의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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