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는 개미...美 반도체주는 순매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9.25 14:05

최근 한달 개인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 하락일로에 미 제재안 우려

서학개미는 엔비디아, SOXL 등 사들여

삼성전자

▲삼성전자.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개미(개인 투자자)’의 투심이 차갑게 식었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최근 미국이 중국 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제재안을 확정하며 성장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을 사들이며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최근 한달 삼전 1조1258억 순매도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7만원까지 회복됐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8일부터 다시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6만원 후반대로 복귀했다.

이는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도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삼성전자를 1조1258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이는 해당 기간 최다 순매도 규모며, 2위 에코프로(5382억원 순매도)의 두 배를 넘었다.

고유가·고물가로 원가는 높은데 메모리 판가가 여전히 낮고, 이에 따른 실적 개선도 예상보다 더딘 것이 삼성전자를 외면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년전 47조원에서 3개월 전 9조5000억원, 이달 24일 기준 8조원으로 급격히 낮아졌다.

또한 현지시각 21일 미국에서 중국 내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재안을 확정한 것도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제재안에 따르면 미 반도체법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량 확장이 5% 내로 제한된다. 당초 국내 업계에서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선방했지만, 한국 기업이 제시한 완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실상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확대가 막혔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5% 증설은 사실상 기존 생산량 유지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생산량은 전체의 약 40%로 알려졌다.


◇美반도체 3배 레버리지 줍줍

해외,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반도체 관련주에 집중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더라도 제재안을 피할 수 있는 미국 기업 수혜를 입으리라는 것이다. 최근 한 달간 미국 주식에 대한 순매수 결제액 규모를 분석한 결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2억4272만달러(한화 약 316억원)으로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2위(1억1156만달러, 한화 약 145억원) 역시 미국 반도체 성장주 상승에 3배 베팅을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OXL이 차지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경우 미래 전망이 밝은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한 상태다.

단 금투업계 일각에서는 지금 당장 삼성전자의 주식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증권가에서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평균 9만1000원으로, 최근 한 달 내 목표주가를 하향한 증권사는 한 군데도 없었다. 감산 결정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고, 오는 27일 새벽 발표될 미국 마이크론의 3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업황 개선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다는 취지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통해 업황 회복 단서가 재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적 시즌을 통해 반도체 업황 개선 계기가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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