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김기현 중 하나는 ‘홍준표의 길’? ‘서울→대구’ 판 커지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0.18 20:10
이준석, 대구서 정책 토론회 참석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8일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ㆍ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에서 비윤계와 친윤계의 ‘결별’ 가능성이 거듭 가시화되고 있다. 강서구청장 패배 뒤 쇄신 요구에 힘입어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친윤계와 비윤계 모두에 ‘홍준표 모델’이 언급되는 등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8일 오전 YTN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 ‘12월 창당설’에 "당 입장에서 보면 당을 숙주로 삼아 계속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자신은 마치 양심적인 사람인 것처럼 이미지를 만들어 가다가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고 땅을 떠나겠다. 그런 의미 아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대표에도 "지금은 주로 대구 가서 다니고 지역구를 전혀 돌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노원구에 출마할 의사가 이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한두 번씩은 ‘홍준표 모델’을 따르겠다는 이야기들이 들린다"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니까 결국 대구에 와서 가장 약하다고 생각하는 고리를 끊고 들어가서 무소속으로 당선했지 않는가"라고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를 전망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홍 시장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수도권 출마를 피해 대구에서 무소속 당선됐던 사례처럼, 이 전 대표도 ‘보수 험지’ 노원 지역구를 벗어나 대구 출마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그는 "아마 이 전 대표는 분명 윤핵관 핑계를 댈 것"이라며 "제가 옆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제 눈에는 그래 보였다"고도 했다.

실제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를 찾아 언론인 모임에 참석, "만약 대구에 어떤 배 나온 아저씨가 강경보수라고 언론에 이야기하고 도저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뛰는 게 의미 없게 되면 그 사람을 잡으러 나오겠다"고 했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서울 노원병에 출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당 창당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도 역시 "보수가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이해해달라"며 "저는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오히려 친윤계에 홍준표 모델을 거론, 사실상 용퇴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2012년 불가능해 보였던 총선 승리와 대선승리는 홍준표 대표의 결단, 이명박 대통령이 열어준 공간, 박근혜 대통령의 중도화 전략 이 세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누락되면 이길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2012년 말에 가서 한분은 경남지사, 한분은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전직 대통령, 한분은 대통령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적었다.

2011년 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이던 홍 시장이 2011년 말 조기 퇴진한 이후 불출마를 포함해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한 점을 상기한 것이다.

이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는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이듬해 총선과 대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홍 시장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이던 서울 동대문을에 재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같은 해 하반기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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