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속 윤대통령 사우디 순방 눈길
작년 빈 살만 내한 때도 네옴 수혜주 '들썩'
올해도 35개 대기업 순방 참여...네이버 등 IT 호재도 기대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영접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지난주(10월 16일~20일) 코스피가 2400선을 밑도는 등 증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이 호재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약 640조원 규모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 총수들이 사절단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미 작년에도 인프라 관련주들이 네옴시티 발 호재로 주가가 오른 적이 있었으며, 올해는 IT 등 새로운 업종이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 지수는 지난 한 주 3.30% 하락한 2375.00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무려 6.51% 급락한 768.25를 기록, 800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불리한 증시환경 돌파구 될지 주목
주요 상장사들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으로 잠시 7만원선을 회복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9일 다시 6만원대로 돌아왔다. 현대차와 기아는 20일 하루에만 2%대 동반 하락했으며, 신흥 2차전지 관련주로 꼽히는 포스코홀딩스도 상승세를 멈추고 5%나 급락했다.
이는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계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 관련 인사가 다시금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는 등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짙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분쟁이 터진 것도 투심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증시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21일부터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현재 사우디에서 진행하고 있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네옴시티란 사우디 정부의 경제 개발 정책인 비전2030의 일환으로, 탈석유를 모토로 하는 신도시 계획이다. 이 계획으로 지어질 도시 규모만 서울의 43배 크기이며, 약 640조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1년 예산(약 600조원)을 넘는 규모인 만큼, 전 세계 각국 기업들이 노리는 중요한 사업 기회로 평가된다.
◇IT기업 등 네옴 수주 여부에 촉각
앞서 지난해 11월경에도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내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8명과 차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때 이미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물산, 한미글로벌 등 수혜주들이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 역시 다수 기업 총수들이 동행하며 주가를 부양할 호재가 나타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표적으로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을 포함해 35개 대기업 경영진이 사절단에 포함됐다.
특히 이번에는 IT 기업이 새로운 네옴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그간 네옴시티 관련주라고 하면 건설 등 인프라 관련주가 주를 이뤘지만, 이번 사우디 순방에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정책 대표가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네이버 측은 현지 시각 22일 열릴 한-사우디 투자 포럼 패널 토론에 삼성물산 관계자와 함께 참석, 로봇·자율주행·자동화 시스템 등 미래도시 인프라를 소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업계 관계자들은 같은 날 진행될 한국-사우디 기업 간 MOU 체결식에서도 새로운 성과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 체결식에서는 양국 각각 50여명의 정부 인사와 기업인이 참석, 첨단산업·에너지·금융 등 다분야에 걸친 수십 건의 MOU가 협의될 전망이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