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태양광업계 “최악 상황”이라는데 한화·OCI는 “오히려 불확실 해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7.08 16:08

트럼프 OBBBA법안 통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혜택 축소·폐지

미국 태양광협회 “신설공장 문 닫아 수천명 해고될 것” 맹비난

다만 제조시설 혜택 AMPC는 살아남아 한화솔루션·OCI홀딩스 안도

법안 확정으로 불확실성 해소, “규제는 시장 이길 수 없다” 자신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한 뒤 문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서명한 뒤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청정에너지산업에 혜택을 줄이는 내용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이 의회를 통과한 가운데, 미국 태양광 산업계는 신설 공장 다수가 문을 닫아 수천명이 해고될 거라며 트럼프 정부에 강한 비판을 퍼부었다.




다만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은 살아남게 되면서 미국 태양광 제조시장에 진출한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됐다. 오히려 법안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돼 대응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8일 미국태양광산업협회(SEIA)는 트럼프 정부의 OBBBA법안 확정에 대한 성명에서 “미국 에너지 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심각한 후퇴를 겪게 됐다. 의회는 신규 전력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산업에 등을 돌렸다"고 지적하며 “미 전력의 새로운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설 공장들 중 상당수가 문을 닫고 수천명의 근로자를 해고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지역사회를 파괴하고 중국에 전략적 승리만 안겨줄 뿐이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OBBBA법은 지난 2022년 바이든 정부에서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기반의 청정에너지산업 보조금과 세액공제 프로그램을 조기 종료하거나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연방정부는 너무 오랫동안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비싸고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원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재생에너지는)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공급 가능한 국내 에너지원을 대체하고, 전력망을 약화시키며, 아름다운 자연 경관도 훼손했다. 특히 미국 적대 세력에 공급망을 의존하게 만들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며 재생에너지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혜택이 많이 축소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법안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긍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청정에너지산업의 제조시설에 주는 혜택인 AMPC(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는 살아남게 됐다. AMPC는 특정 기업이 미국에서 첨단 제조기술을 활용해 배터리나 태양광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경우, 세액 공제의 형태로 혜택을 해당 기업에게 제공하는 제도이다. 세액 공제는 2026년까지 100%, 2030년까지 75%, 2031년까지 50%, 2032년까지 25%, 2033년부터는 없음이다.


한화솔루션의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스터빌에 연간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 생산공장을 건설 중으로, 올해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로써 한화큐셀의 미국 내 생산 능력은 2026년 잉곳·웨이퍼·셀 3.3GW, 모듈 8.4GW가 될 예정이다.


OCI홀딩스는 미국 태양광사업 자회사인 미션솔라에너지(MSE· Mission Solar Energy)를 통해 텍사스 부지에 2억6500만달러를 투자해 2GW 이상의 셀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6년 상반기 1GW 셀 생산을 시작하고, 하반기 1GW 규모의 점진적 증설을 통해 총 2GW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가 예정대로 내년과 내후년에 공장을 가동하게 되면 AMPC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제조사업자가 아닌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받는 투자세액공제(Investment Tax Credit, ITC) 혜택은 올해 9월 30일까지 착공하는 사업에 대해 2026년 18%(최대치의 60%), 2027년 6%(최대치의 20%)를 제공하고 2028년부터는 혜택이 없어진다.


발전사업이 타격을 받게 되면 결국 셀, 모듈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ITC 혜택 축소는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에 간접적인 피해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우려국(FEOC) 조항은 한국 기업에 수혜 반, 피해 반으로 분석된다. 이 조항은 미국이 적대세력으로 지정한 중국, 북한, 이란 등과 관련한 기업에는 AMPC나 ITC 세액공제 혜택을 금지한 것이다. 특히 중국산 부품이 혜택을 받지 못하면 한국산 부품이 유리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사업단가가 높아지면서 보급량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반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재생에너지업계는 OBBBA법안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이제 대응책 마련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준비되는 동안 혜택이 얼마나 축소되고, 폐지될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이 극도에 달했는데, 이제 법안이 확정됨에 따라 그에 따른 대응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현재도 미국 전력시장에서 태양광은 가장 낮은 단가를 갖고 있다. 규제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앞으로 증명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MPC는 2032년까지 수령할 수 있어 조기 폐지 우려가 해소됐고, ITC 역시 법안 시행일로부터 1년 내 착공 시 세액공제 혜택이 가능해 2026년까지는 선제적인 투자 계획이 다수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종합적으로는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그동안 지연된 태양광 투자 재개와 함께 모듈 가격 상승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원희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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