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초심 잃은 키움증권은 더 클 수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1 15:37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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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연속 개인투자자 점유율 1위, 국민 증권사, 개미들의 성지, 벤처증권사 성공신화, 인터넷 종합 증권사…"

키움증권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던 단어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올해 ‘문제가 많은 증권사’로 낙인 찍혔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모자라, 임원의 특수관계인이 하한가 발생 직전 특정 종목 150억원어치를 대량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SG발 사태에서 김 전 회장의 편법증여 의혹도 불거졌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키움증권은 지난 달 18일 발생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에 핵심으로 떠올랐다. 영풍제지 주가는 1년 전 2000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 5만원까지 폭등한 종목이기도 했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는 주가조작 일당 4명이 체포되면서 세력들이 갖고 있던 주식들을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내면서 발생한 건이었다. 영풍제지는 거래 재개 이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영풍제지 거래 계좌 대다수가 키움증권에서 개설됐다는 점이다. 다른 증권사들이 영풍제지의 이상거래를 감지하고 증거금률을 100%까지 올려잡았지만, 키움증권은 증거금만 40%를 내면 미수거래가 가능하도록 방치했다. 이 이유로 주가조작의 창구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는데, 이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4258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키움증권은 국내 최초 ‘인터넷 종합증권사’로 영업을 시작했고, 누구나 보기 쉬운 CF 광고와 수수료 무료 이벤트, 수수료 업계 최저 등을 앞세워 젊은층과 단타자들을 끌어모으며, 급성장했다. 이들을 주축으로 10년 이상 개인투자자 점유율 1위를 지켜오던 키움증권은 2021년 코로나19사태로 일명 ‘동학개미운동’이 벌어질 때도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키움증권은 올해만 두 번의 사과와 다짐을 했다. 내부통제 미흡에 대한 사과와 투자자를 위한 리스크 관리 강화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이 주 내용이었다. 사업 안정성이 훼손되거나 리스크 관리 개선을 입으로만 말해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개인투자자들이 18년 간 가장 많이 이용한 키움증권에서 고객과 투자자 보호가 없어진다면 더 이상 성장 할 수 없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을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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