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위험회피 전략 어려워지면 이탈 우려
외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멀어진다 지적
추가 부양책 없인 오히려 지수 하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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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당국이 발표한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을 우려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증시 비중을 줄이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 주문이 외인의 매수세를 강화하겠지만, 이후 포지션이 바뀌고 나면 ‘리스크 헷지’ 수단이 줄어든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숏커버링 물량 덕에 단기 상승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당정협의회 이후 금융당국이 발표한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을 우려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내년 6월까지 금지한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가 전면 금지된 경우는 이번이 4번째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8개월(2008년 10월1일~2009년 5월31일), 유럽 재정위기 3개월(2011년 8월10일~2011년 11월9일), 코로나19 팬데믹 1년 2개월(2020년 3월17일~2021년 5월2일) 등 공매도가 금지된 선례가 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공매도 금지로 단기적인 주가 상승 수혜를 노리는 종목들이 있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공매도가 집중됐던 이차전지와 바이오 업종 등이 대표적인 수혜업종이다.
해당 업종에 공매도를 하던 투자자들은 포지션 청산을 위한 환매수(숏커버링)를 해야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매수주문을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장기적 악재…MSCI 편입 난항
하지만 문제는 다음이다. 공매도는 주가 변동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안전판 역할도 한다. 이를 전면 금지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트린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외신들도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 블룸버그는 스마트카르마 홀딩스의 분석가 브라이언 프레이타스의 발언을 인용해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큰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도 "MSCI가 한국을 선진국 지수 편입 선결 과제로 공매도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한국 자본시장의 선진시장 진입이 늦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의 지적에는 근거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매도 금지를 시행한 지난 2020년 3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6개월간 외국인 투자자는 7월 한 달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유지했다. 8월 말 공매도 금지 해제를 앞두고 순매수로 전환했다가 다시 금지 기간이 6개월 연장되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선 바 있다.
이 기간 주요 지수는 오히려 상승세였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가 이어졌다. 이는 외국계 자금이 공매도 금지로 위험회피 전략을 쓰기 어려워 투자를 꺼렸으리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외국인 이탈에 증시 하락 선례
공매도 전면 금지에 이어 추가적인 증시 부양책이 곧바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우려하며 나오는 지적이다.
지난 2020년 공매도 금지 조치 당시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는 코로나19로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가 급락할 것을 대비해 금융권과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한 결과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오히려 특별한 부양책이 없다면 공매도 없는 증시가 결국 하락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공매도 금지가 지수 급락을 막지 못했다.
여기에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나오기까지 보여준 절차적인 문제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 30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전면 금지를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사실과 다르다"며 보도설명자료를 낸 바 있다. 하지만 금융위의 해명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전면 공매도 금지가 발표되면서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매도 금지는 시장에 대한 우려보다는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와 여당의 표심잡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정치적인 상황이 실제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중에 한국 증시에 흔쾌히 투자를 집행할 외국인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