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첫날] 에코프로 상한가…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6 15:52

코스피·코스닥 급등... 외국인 숏커버 몰려



공매도 잔고 높은 이차전지주 무더기 상한가



시장선 "공매도 청산 이후 주가 급락"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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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메모장에 ‘공매도’ 관련 내용을 적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실시한 첫날, 그간 공매도 누적 잔고가 많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수급이 몰리며 급등세가 연출됐다. 특히 ‘황제주’ 에코프로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급격한 주가 하락이 있던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이차전지 관련주가 다수 상장된 코스닥 시장은 급격한 상승으로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증시 급등… 외국인 숏커버 몰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약 5분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사이드카는 △코스닥15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6% 이상 상승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일의 최종수치 대비 3% 이상 상승해 동시에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이후 코스닥 시장은 이날 전장 대비 7.34% 상승한 839.45, 코스피 시장은 5.66% 오른 2502.37에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급격한 상승은 금융당국이 전면 실시한 공매도 금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임시회의를 개최,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해당 기간 내 불공정 및 불법 공매도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최근 이탈이 계속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보이며 전체적인 증시를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간 공매도 잔고가 많았던 종목들의 주가가 대부분 상승 마감했는데, 공매도 세력의 주축이었던 외국인들의 숏커버링 영향으로 보인다. 숏커버링이란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다시 갚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는 행위다. 즉 공매도 중지 기간 잔고가 많이 쌓인 종목들의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자, 공매도 투자자들의 주축인 외국인들이 빌린 주식을 갚으려 일제히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공매도 잔고 상위 21개사 6일 기준 주가 추이
순위종목명공매도잔고금액(원)6일 주가 수익률(%)
1에코프로*1,009,715,652,00029.99 
2에코프로비엠*968,162,823,40030.00 
3포스코퓨처엠*695,246,717,00029.93 
4POSCO홀딩스*610,133,247,50019.18 
5셀트리온510,524,002,8005.34 
6엘앤에프*311,200,141,80025.30 
7HLB271,822,896,30014.38 
8아모레퍼시픽218,687,335,8007.50 
9카카오뱅크204,733,095,28016.59 
10HMM189,735,778,92011.44 
11호텔신라187,364,798,6005.85 
12두산에너빌리티171,321,908,5007.30 
13SKC*159,184,386,90013.47 
14고려아연*154,600,358,0004.89 
15한국항공우주127,060,029,9001.55 
16현대미포조선125,390,865,6008.30 
17LG디스플레이105,789,101,2507.28 
18SK바이오팜100,851,458,4007.63 
19SK바이오사이언스97,123,399,20010.83 
20LG이노텍90,816,684,5006.84 
21금양*86,479,328,40029.97 
*표시는 이차전지 관련주, 공매도  잔고는 1일 기준.
출처=한국거래소


◇공매도 잔고 상위사 일제 상승


실제로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들, 그 중에서도 최근 들어 공매도 거래 비중이 평균 대비 높았던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하며 이날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1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가장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은 코스닥 시장의 에코프로로 약 1조원 규모였다. 에코프로비엠이 9682억원으로 2위였으며, 코스피 시장의 포스코퓨처엠(6952억원), 포스코홀딩스(6101억원) 등 이차전지 관련주에 유독 공매도 물량이 집중됐었다. 엘앤에프(3112억원), SKC(1592억원), 고려아연(1546억원), 금양(865억원) 등도 상위 21개사에 포함됐다.

공매도 잔고 상위에 포함된 이차전지 관련주들은 공매도 금지가 시작된 이날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금양이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엘앤에프(25.30%)도 급등세를 보였다. 포스코홀딩스(19.18%), SKC(13.47%) 등도 두 자릿수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관련주 외에도 공매도 잔고 상위 21개사가 모두 상승했다. 카카오뱅크(16.59%)의 폭이 제일 컸으며, 한국항공우주(1.55%)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수익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처럼 공매도 금지에 의한 주가 상승을 결코 좋게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당 종목·업종의 실적 및 전망에 의한 것이 아닌,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별도의 예탁금 유입 없이 주가가 계속해서 올라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별다른 호재가 없다면 외국인들의 공매도 청산이 끝난 후 해당 종목들은 다시 급격한 주가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는 것은 좋지만, 애초에 공매도가 몰렸던 이유가 해결됐느냐를 잘 판단해야 한다"며 "이차전지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데, 단순히 공매도 이슈 때문에 주가가 오르고 있다면 이는 오히려 비중 축소의 기회일 수 있다"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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