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전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제2의 파두 사태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15 15:51

9일 공모 청약-14일 손실 공시-17일 상장



3분기 영업손실 68억…투자자 "상장이 두렵다"



금융투자업계 "상장 앞두고 정보 제공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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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머티리얼즈 CI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가 실적 부진을 속이고 상장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곧 증시 데뷔를 앞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뒤늦게 실적 부진을 알려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아직 상장 전이지만 이미 공모주 청약을 마쳤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원망이 높다.


◇ 공모 청약 마친 뒤 적자 공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지난 3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68억7799만원이라는 알렸다. 1분기 매출은 2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10억원 대비 32% 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40억9538만원 대비 적자전환이다.

이 소식을 접한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최근 파두 사태와 마찬가지로 실적 부진을 숨기고 상장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9일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3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은 곳이다. 공모 청약경쟁률은 70.04대 1을 기록했고 증거금은 3조6705억원, 청약 건수는 38만1625건을 기록했다.

수백대 일을 기록하는 경우도 나오는 공모 청약 시장에서 이번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성적이 ‘흥행’했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만약 3분기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을 예상했다면 지금 수준의 청약도 어려웠으리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파두 사태와 마찬가지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에는 3분기 적자를 예상하는 문구가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대표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작성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투자설명서에는 회사의 이익창출능력에 대해 "2019년 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해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 회사 측 "먹구름 뒤 햇살"…투자자 "상장이 두렵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측은 급히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투자자들의 분노를 잠재우는 중이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이사로서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분기영업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먹구름 뒤에 감춰진 햇살이 드러나고, 위기는 어쩌면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이번 영업손실 이유에 대해서는 "광물 가격 하락, 낮은 할인율로 계약한 니켈 중간재 재고 부담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 청약에 우리 사주 청약이 100% 완판됐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불만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 청약 투자자는 "최소 3조원의 몸값을 예상하며 공모 청약을 진행한 회사가 상장을 앞두고 적자전환을 발표하면 어쩌라는 건가"라며 "오는 17일 상장일을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물가 변동 판관비 증가 손실이유


한편 재무제표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유를 분석한 결과는 회사 측의 설명에 부연할 부분이 있다.

우선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은 매출원가가 매출보다 높아 이미 매출총이익 단계에서 2억2846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영향이 첫 번째 원인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이 69억7180만원에 달했다.

매출원가 상승은 회사 측이 설명한 광물가격 하락과 재고 부담 등이 영향을 준 부분이다.

이어 회사 측이 설명하지 않은 두 번째 이유도 있다. 바로 판매관리비의 증가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판관비는 지난해 3분기 28억7642만원에서 올해 66억4952만원으로 131% 증가했다.

판관비에서 지난 1년 동안 가장 크게 늘어난 계정은 ‘급여’다. 판관비 계정의 급여는 생산에 관여하지 않는 임원과 관리직 등에 지급하는 급여를 말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해 3분기에는 임원 및 관리직 임직원에게 3억9392억원의 급여를 지급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3분기에는 14억5912만원이 쓰였다.

지난해에는 미등기임원 3명이 연간 3억3200만원을 받은 반면 올해 3분기까지는 5명의 미등기임원이 6억1900만원을 수령했다.

이사와 감사의 보수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6명의 이사와 감사가 총 5억48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이미 7명의 이사와 감사가 6억6300만원을 받았다.

이 밖에 퇴직급여와 여비교통비, 지급임차료, 경산연구개발비, 운반비, 외주용역비, 주식보상비용 등의 대부분의 판관비 계정이 전년 대비 증가했고, 복리후생비와 전력비 지출만 줄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료비가 급변하고 임원 수가 늘고 있는 상황이면 판관비 비중이 높아져 영업이익을 만들지 못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상장을 앞둔 상황이면 이런 과정을 투자자들과 공유하며 적절한 공모가격과 상장 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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