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반도체 집중매수… 삼성전자만 1조8000억 사들인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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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공매도 전면금지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와중에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의 52주 신고가 돌파를 눈앞에 뒀고, SK하이닉스도 지난 16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이들 주식을 매수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이익 성장은 내년부터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적극 매수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14%(100원) 오른 7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0.46%(600원) 뛴 13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말 6만6900원을 기록한 뒤 이달 들어 상승세를 유지하며 8.8%(5900원)가 올랐다. SK하이닉스 역시 11만6000원에서 13.79%(1만6000원)가 뛰었다.

이같은 주가 강세는 외국인들의 매수세 유입이 이유다.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삼성전자 주식 1조7978억원어치를 순매수 했고, SK하이닉스는 5425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외국인들은 실적개선 종목 중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개선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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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69조6561억원, 3조4842억원으로 이는 작년 같은기간 대비 -1.15%, -19.09%가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내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71조9402억원, 4조8983억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86%, 665.15%가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올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10조2460억원, -3422억원으로 5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적자폭은 작년 같은 기간 -1조9000억원에 비해 8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내년 1분기의 경우 SK하이닉스는 29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이익개선은 우선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전망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성장 또한 이들 반도체 대장주들에게 있어 호재다.

우선 D램(RAM) 등 메모리 가격의 상승이 긍정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모바일 D램 계약 가격이 분기별로 13~1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NAND) 플래시도 같은 분기에 약 10~1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업계의 감산에 따라 업계 재고는 하락하고 있다"며 "지속돼 온 전방 재고 조정은 PC, 스마트폰 업계의 재입고 전환과 채용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10월 메모리 고정 가격은 반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메모리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수요처의 인식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해 전방 업체들의 수요 증가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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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HBM 수요 증가 또한 긍정적이다. 한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른 그래픽 처리 장치(GPU) 업계의 경쟁 지속과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의 자체 AI 칩에 대한 수요 증가는 HBM 성장세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HBM 생산 능력은 15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긍정적 전망에 힘입어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수의견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매크로 불확실성 지속에도 메모리를 비롯 PC, 스마트폰 등 전반적인 전방 수요 상황은 올해 대비 개선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내년 예상 이익 성장의 가시성을 반영한 수준이라 볼 수 없다. 연말로 갈수록 이를 주가에 반영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지난 2년여 간 괴롭혀왔던 업계 내 재고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해야만 한다"면서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업종 최선호주(top pick)로 추천했다.


paperkill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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