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성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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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성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고문 |
생성형 인공지능(GenAI)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AI모델과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는 ‘허깅페이스’라는 플랫폼에 등록된 GenAI 모델만 40만개가 넘는다. 불과 1년 전에 대중에 알려진 챗GPT와 같은 GenAI가 만들어가는 세상은 끝없이 확장하고 있다. GenAI는 단순한 기술을 뛰어넘어 혁신과 창의성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설계자로서 비즈니스, 의료, 교육, 개인 생활 등 다양한 분야로 스며들고 있다.
맥킨지 글로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이 조직에서 마케팅과 영업, 제품 및 서비스 개발, 고객 관리 등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업무에서 정기적으로 GenAI를 사용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는 업무에 GenAI 도구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많은 기업이 GenAI의 발전으로 인해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GenAI가 사용되고 있다. 전립선암 진단, 문서화 및 환자 온보딩과 같은 관리 작업은 물론 신약 개발, 임상시험 계획,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예측 모델, 보철과 같은 개인 맞춤형 의료 기기 설계에 GenAI가 동원된다.
교육분야의 경우 GenAI의 학교내 활용에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개인화된 학습을 촉진하고 학생 참여를 향상시키는 ‘소크라테스식 교사’ 역할 등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GenAI 활용에 있어 교사가 학생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실제 이용도 더 활발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생활에서는 직장인의 경우 GenAI를 이용한 경험이 절반 정도인 가운데 세대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75% 이상이 사용한 경험이 있는 가운데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점차 관심을 높이며 적극적인 이용자로 바뀌고 있다.
한편으로 GenAI 기술에 대한 대한 인식과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기술에 대한 인간의 통제력 유지와 다양한 분야에서 AI 채택 속도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포브지에 따르면 SW개발 분야에서 GenAI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에 주목하지만, 이 기술은 여전히 유동적으로 평가하면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가트너는 지속 가능한 AI 발전의 기둥으로 신뢰, 위험 및 보안 관리를 강조하면서 2024년의 중요한 트렌드로 ‘AI TRiSM’을 꼽았다.
GenAI 시대는 단순히 정교한 알고리즘의 출현을 넘어 새로운 종류의 문해력, AI 리터러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AI와 함께 어떻게 살아갈 지를 고민할 때를 맞이하고 있다. GenAI의 의미, AI의 윤리, 인간 정체성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더 이상 도구로서 AI가 아니라 인간 경험의 파트너로서 AI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바로 AI리터러시 사회의 도래다. AI 리터러시란 인공지능 기술의 원리, 기능은 물론 윤리적 측면을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잠재적인 위험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GenAI 시대의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술을 사용하는 능력을 넘어서 개인적, 전문적, 창의적인 측면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소유해야 할 중요한 자산이다. 필자는 GenAI 시대를 열기 위한 세가지 AI리터러시 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GenAI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방언으로 ‘프롬프트’를 잘 사용해야 한다. 프로그래밍이 AI 모델을 구축하는 기반이라면, 프롬프트는 AI 모델의 항해를 돕는 바람이다. 프로그래머가 AI의 신경경로를 설계한다면, 프롬프터는 AI의 지성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따라서 프롬프트 작성 기술은 GenAI의 방대한 잠재력을 열어주고, 소통하는 방식에 따라 창의력과 분석능력을 크게 증폭할 수도 있고, 왜곡되고 편협한 관점에서 컨텐츠를 생성할 수도 있다.
둘째, GenAI가 사회에 더욱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논의의 중심은 필연적으로 윤리와 교육으로 옮겨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오용을 방지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편견과 잘못된 정보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과 감시를 통해 AI를 개선하는 동시에 사용자에게 책임감 있는 AI 상호작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새롭게 떠오르는 AI 윤리 분야를 교육 커리큘럼에 통합해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도덕적으로 퇴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AI의 힘에 대한 존중과 그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정부와 국제기구는 AI세상의 심판자가 아니라 오용과 과잉 의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면서 AI의 흐름을 사회적 풍요로움으로 이끌 수 있는 안내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AI와 함께 살아가야 할 기둥을 만들고 있고, AI 리터러시는 그 기둥에 쓰여질 잉크다. GenAI시대에 인간 정신에 대한 끊임없는 헌신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