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AI 사용 윤리규범 제정 움직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30 22:00

개신교계 최초 목회자, 교회직원, 성도 대상 AI 사용 윤리규범 제안

초원AI

▲개신교계 생성형 AI 서비스 초원AI. 사진출처=초원AI앱 화면캡쳐

[에너지경제신문 장만식 기자]선풍적인 챗GPT의 바람은 종교계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종교계도 속속 다양한 AI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는 개신교 청년들이 모여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인 (주)초원비전(대표 김민준)이 운영하고 있는 ‘초원AI’가 개신교 생성형 AI 서비스의 대표주자로 발돋움 하고 있다. 현재 약 13만 2천여 명의 사용자가 사용 중인 초원AI는 서비스 초기 ‘주님AI’라는 서비스명으로 시작하였고 현재 초원AI로 변경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성경, 주석, 신학 학술 자료 등을 학습을 시켜 성경과 신앙인으로 살 때 생기는 고민에 대한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그에 대한 신학적 대답인 ‘생명의 말씀’과 ‘성경해설’, ‘기도문’을 제공한다. 또한 오늘의 QT를 제공하여 성경 본문에 대한 해설과 짧은 메시지, 적용하기 기능을 제공하며 ‘묵상나눔’을 통해 같은 성경 본문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초원AI는 질문에 대한 답이 정확하지 못하고 오류가 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교단의 신학전문가들로 구성된 신학검수위원회를 만들어 AI의 응답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총 8,838건의 응답 중 7건 만이 오류가 발생하여 99.92%의 정확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 기업인 (주)보이셀라(대표 추현엽)에서 운영하는 ‘바이블리’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 목회자의 목소리를 학습시켜 실제와 같은 자연스러운 가상 음성으로 오디오 성경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담임목사인 이재훈 목사의 목소리를 학습시켜 오디오 성경을 제작하여 교인들이 듣고 성경통독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원로목사는 오디오 성경 외에도 전 교인을 위한 QT, 칼럼, 오디오북 까지 제작하였다. 일반 성도, 개인도 30분의 녹음을 통해 목소리 데이터를 학습시킨 후 2주 뒤면 내 목소리로 제작된 오디오 성경을 USB로 받아볼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님ai

▲불교계 생성형 AI 서비스 ‘스님AI’,사진출처=스님AI 화면캡쳐

불교계도 미국 기업 오픈AI 개인 맞춤형 챗봇 서비스인 GPTs에 기반을 둔 ‘스님 AI’, ‘붓다 AI’ ‘AI 붓다’ 등 유사 서비스가 있는데 별도의 앱이 없고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해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불교적인 관점과 심리학적인 관점으로 교훈적인 내용으로 답을 해주며, 관련 추천 경전 문구를 알려준다.

종교계에 AI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종교계엔 기대와 우려 섞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종교계가 이러한 흐름을 외면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하였고,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언택트 종교활동이 익숙해진 세대들과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선교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이기도 한다.

한편으론 질문의 답에 이단의 교리나 신학적인 해석 오류로 보이는 내용을 이용자들이 분별없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며, 현실적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선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그럴 만한 자본과 인력의 투입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이것이 정말 종교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계가 AI 활용을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교회를 위한 생성형 AI사용 가이드라인 발표 기념 포럼.사진제공=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사장 김지철 목사)은 11월 30일 "교회를 위한 생성형 AI 사용 가이드라인 발표 기념 포럼"을 열고 인공지능을 신앙생활과 교회 사역 상황에 책임감 있게, 윤리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과 아신대학교(총장 정홍열) Gravity연구팀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었다.

연구에 참여한 아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미디어학과 이수인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하면 목회자가 설교 준비 때 본문 선정 및 연구를 위한 자료 제공과 신학적 개념 연구, 설교 주제와 관련된 예화를 찾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성경공부와 교리교육을 위한 자료 제공과 교인들의 참여와 출석에 대한 데이터 분석, 심리 및 상담 이론에 기반한 상담 제공, 데이터 분석을 통한 지역사회의 필요를 파악하고 효과적인 전도 및 전략을 수립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교회 행정 업무를 간소화하고 교회학교를 위한 다양한 자료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며 소통을 위한 도구로 쓰일 수 있는 등 AI의 다양한 장점을 설명하며 활용 예시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AI는 인간이 개발한 기술이기 때문에 ChatGPT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로 지적받는 것으로 부적절하거나 허위의 정보를 맞는 내용인 것처럼 답하는 현상인 할루시네이션 현상(Hallucination), 사용자에게 답만 제공할 뿐 그 과정이나 출처를 제공하지 않는 불투명성, 학습 데이터의 편향성과 차별성이 들어가면 그 결과물도 편향성과 차별적 요소가 반영되는 편향성, 사용자가 비윤리적 목적과 방법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고, 생성형 AI가 학습을 위해 수집한 데이터에 민감한 정보나 개인정보가 들어가 있지 않은지 확인이 어려운 윤리적 이슈에 대한 한계와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연구팀은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할 때 책임성(Accountability), 성경과 신학 중심(Centrality of the Bible and Theology), 투명성(Transparency), 공공성(Social Good) 총 네 가지의 원칙을 지킬 것을 제안하였다. 책임성 원칙은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 활용에 따른 모든 결과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르키며, 성경과 신학 중심 원칙은 AI를 사용할 때 성경의 기준과 신앙의 규범 아래 검증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투명성의 원칙은 AI 사용 여부와 출처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고, 공공성의 원칙은 AI의 사용을 통해 공교회와 사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AI를 사용하기 위해 윤리 규정 제안하였는데 목회자는 "생성형 AI보다 하나님을 더 의지한다" 등 총 열두 가지, 교회 직원은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할 때는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우선시해야 하며, 직원이 사용하는 모든 AI 도구 또는 플랫폼은 엄격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법률 및 표준을 준수해야 한다." 등 총 다섯 가지, 성도는 "성경공부나 신학공부를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나타난 결과와 모든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등 총 여섯 가지를 제안하였다.

패널로 나선 소망교회 조성실 목사(온라인사역실장)은 "양질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며 목회자와 평신도 전문가, 신학자, 한국교회 및 신학교가 협력하여 AI 모델 학습의 기초자료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AI는 목회자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성직자의 핵심 역할을 대체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각주 방법과 출처 표기에 관한 구체적 지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앞으로 전자책으로 제작되어 배포할 예정이다.


pla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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