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의 나라 한국, 화석연료에 막대한 자금 지원 멈춰야"
▲해외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행사장 인근에서서 ‘화석연료 금융 이제 그만’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
국내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이들은 ‘화석연료 금융 이제 그만’이라는 한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국 정부에 화석연료 지원 중단을 요청했다.
기후환경단체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의 수잔 웡 씨는 "한국에는 사랑할 게 너무 많다. 한국은 케이팝과 케이드라마를 선물로 줬다"며 "하지만 동시에 죽음과 파괴를 일으키는 해외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 당장 화석연료 자금 지원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출신의 크리슈나 아리올라 씨는 "필리핀의 네그소르 섬이라는 곳에서 왔다. 이 섬은 이 나라가(한국이) 화석연료에 자금 지원을 하는 것 때문에 고통받는 섬 중의 하나"라며 "공적금융사들이 에너지전환이라는 용어 뒤에 숨어서 우리를 더 파멸로 몰아넣고 있다"고 항의했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시깃 부디오노 씨는 "화석연료 자금 중단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화석연료가 인도네시아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며 "한국의 대기업 중 한 곳이 동아시아의 가장 큰 가스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사업을 위해 24억달러를 지원했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날 COP에서 발생한 시위들이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P21 당시 환경 집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UAE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국가인 탓에 앞서 영국과 프랑스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촉발됐던 데 비해 이번에는 시위 규모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COP은 석유 수출 규모 세계 6위인 UAE에서 개최된 데다 의장으로는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최고경영자(CEO) 술탄 알 자베르가 임명돼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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