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쫓고 밖에서 끊고…이재명·이낙연, 신당 승부 전 판짜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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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가 비명(비이재명)계에 불리한 당헌 및 거대 양당에 유리한 선거법 개정 등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비명계를 당 권력 밖으로 소외시키면서, 이낙연 전 대표 등을 중심으로 한 ‘신당 출현’ 가능성과 파괴력을 줄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오는 7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앞서 총선기획단이 제안했던 당헌 개정안에 대한 최종 의결을 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은 총선 경선에서 현역의원 페널티를 강화하고 전당대회 대의원 표 비중을 축소하는 내용으로, 지난달 24일 최고위에 이어 같은 달 27일 당무위까지 통과했다.

그러나 비명계는 이를 의회 권력과 당내 권력 모두 친명계가 장악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친문계 전해철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1년 전 공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당 시스템 공천의 근간이자 대원칙"이라며 "계파 이익을 대변하거나 지도부가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없도록 공천심사 전반에 걸친 내용을 당헌·당규에 담아 제도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의원제 축소에도 "총선 승리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총선과 직접 관련 없는 대의원제 논란을 만들어 단합을 저해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며 "까닭 없이 분란을 만들거나 혼란의 빌미를 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간 대의원제는 전당대회에서 현역 의원 입김을 강화하는 동시에, 강성 당원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장치로 여겨져 왔다. 대의원 표 비중이 축소될 경우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커지는 셈이다.

홍영표 의원 역시 전날 SNS에서 "특정 세력의 목소리 강화를 위한 대의원제 흔들기는 단호히 반대한다"며 "공천 룰 변경도 이의 있다. 공천이 임박한 시기에 원칙을 무너뜨리는 시도는 혼란만 가중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친명 일각에서는 소수 정당에 유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과거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친명 핵심’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 제도를 만들어놓고, 위성정당을 만들지 말자는 게 논리적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주장은 특히 이재명 대표가 직접 지난달 28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상적 주장으로 (총선을) 지면 무슨 소용 있겠나"라고 말하면서 가시화됐다.

이후 홍익표 원내대표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약속을 다 지켜야 되느냐"라며 "우리 의원들에게 우스갯소리로 그랬다. ‘대선 때 우리가 정치 개혁한다고 한 약속 다 지키면 3선 연임 금지까지도 다 지킬 거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만일 비례대표제가 병립형으로 회귀할 경우 당에서 밀려난 비명계의 신당 결심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데다, 실제 창당을 결행하더라도 그 파괴력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이에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은 전날 입장문에서 "이재명 민주당의 일관된 반민주적 태도이자 정치 명분과 대국민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행태"라고 병립형 회귀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신당설 핵심에 있는 이낙연 전 대표 등은 지도부 압력이 높아질 수록 ‘신당 칼자루’를 더 강하게 쥐는 모양새다.

최근 신당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삼육대 특강 뒤 "국가를 걱정하고 정치를 전망하는 국민께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일지 생각을 가다듬고 있다"며 "전직 총리들과 만남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가 최근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일대일 연쇄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3인 동시 회동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문재인 정부 ‘3총리’가 비명(비이재명)계 연대 구심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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