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쩜삼뱅크, 소소뱅크 도전 공식화
KCD뱅크까지 내년 인가 준비
시장 성장, 소비자에 긍정적 기대감 속
자금 조달, 대주주 적격성 등 난관 우려도
"결국 수신 등 사업 필요…차별화 갖춰야"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미는 자비스앤빌러즈의 서비스 ‘삼쩜삼’.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삼각편대를 이루던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 새로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민다. 삼쩜삼뱅크(가칭), 소소뱅크(가칭), 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가칭)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특화은행을 내걸고 내년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인터넷은행 경쟁이 촉진되고 금융소비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어 긍정적인 시선도 있다.
반면 당장 준비 기업들의 자금력 등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통과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아울러 소상공인 특화은행이라지만 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신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자금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차별화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러즈가 삼쩜삼뱅크를,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이 되는 소소뱅크 설립위원회가 소소뱅크를 추진하며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KCD도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며 내년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비스앤빌러즈는 2020년 5월 삼쩜삼 서비스를 출시해 현재 약 1800만명의 고객을 두고 있다. 상반기 매출액은 390억원 규모다. 소소뱅크는 앞서 2019년 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내년 2월 인가 신청을 목표로 재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 방식을 상시 신청으로 바꾼 후 새로운 도전자들이 모습을 나타내며 시장에서는 시장경쟁 활성화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 섞인 반응도 나온다.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층의 니즈가 항상 존재하고 있어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이제 성장 단계에 있는 만큼 새로운 은행이 탄생하면 시장 규모가 커지고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4인터넷은행이 안착하기까지 난관이 많을 것이란 우려감도 적지 않다. 당장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란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에는 산업자본이 들어오는 만큼 인터넷은행 특례법에서 대주주 자격을 엄격히 보고 있다. 앞서 토스뱅크 또한 최대 주주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 안정성이 문제가 되며 재수 끝에 인가에 통과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도전자들의) 은행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자본 조달 능력, 정보기술(IT) 관련 보안 능력, 인증 등 다양한 부분의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을 수 있는 지가 의문"이라며 "인가 과정이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중요한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4인터넷은행들이 소상공인 등 특화은행을 내세우고 있지만, 특화은행의 역할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신 사업을 함께 하며 자금 조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인터넷은행과 큰 차별점이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상공인 은행을 표방해도 여러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될 뿐이지 그 사업만을 영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상공인들도 대출만 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신 등 여러 상품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자금 확보를 위한 개인 맞춤 서비스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상공인 대출이 건전성 위험이 높은 만큼 건정성 위험을 상쇄하기 위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도 갖춰야 한다. 기존 인터넷은행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대출을 통해 안정성을 높여가고 있는데, 제4인터넷은행이 기존 인터넷은행과 다른 안정적인 사업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란 의견도 나온다.
인터넷은행 업계에서는 새로운 참여자 등장에 호의적인 반응이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아직 시장에서 적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참여가 늘어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