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물량 5만주, 1개월 의무보유 해제
주가 하락 예상과 달리 26%대 상승 마감
이날 거래량 930만주 달해…개인 매수세↑
“기관 물량 풀리면 하락 가능…투자 주의”
▲18일 에코프로머티의 기관 투자자 의무보유 물량 일부가 해제된 가운데 이날 주가는 26%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보유물량을 매도할 경우 주가 하락 여파가 있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현재가 확인 후 기념 촬영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에코프로머티가 상장한지 한 달이 지나면서 의무보유 확약으로 묶여 있던 기관 투자자의 공모 물량 일부가 풀렸다. 하지만 주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했기 때문인데 앞으로 남은 의무보유 물량이 주가의 등락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는 전 거래일 대비 26.04% 오른 21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장중 21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가격제한폭에 근접하기도 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이날 에코프로머티 주가 약세를 점쳤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366.9% 급등한 데다 이날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는 기관 투자자 물량 5만2076주가 풀리면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날 주가는 25%가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의무보유확약은 신규 상장 시 기관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을 일정 기간 동안 시장에 팔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의무보유확약 기간은 15일, 1개월, 3개월, 6개월 등으로 정해진다.
에코프로머티의 경우 지난달 3일까지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배정받은 물량 총 636만9440주 가운데 16만2616주가 의무보유확약 물량으로 설정됐다. 이 중 상장 1개월 이후인 이날 의무보유가 해제된 물량은 5만2076주로 기관 물량의 0.8%에 해당한다.
통상 보호예수 해제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기관 투자자는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면 물량을 매도해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기관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던지면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관의 의무보유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앞선 사례와 달리 에코프로머티 주가가 이날 급등한 데는 최근 국내 주식 투자 상황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대장주가 없이 테마주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주가가 단기간 급등할 수 있는 공모주로 투자심리가 몰리면서 공모주 주가가 상장 당일 이후로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이에 기관이 물량을 털어도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해당 물량을 받아내는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면 기관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물량을 대거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의무보유 확약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기관들이 확약 기간을 정해두기보다는 미확약 상태로 두고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하는 시점에서 물량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머티 역시 기관 물량 가운데 97.4%에 해당하는 620만6824주는 의무 보유 확약을 걸지 않은 미확약 상태로 남았다. 다시 말해 언제든 보유 물량을 던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일부 테마성이 짙은 종목을 향한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강해서 기관 매도에도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한 종목은 기관의 미확약 물량 매도를 고려하면 추후 하락 여파가 클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