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였지만 안심 못 해"...카드사, 내년에도 혜택 축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0 15:48

긴축 완화 기대감에 카드사들 자금조달 '속도'



"안심하긴 일러…카드 단종·혜택 축소 내년에도"

마그네틱카드들_연합뉴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금리가 7개월 만에 3%대에 진입하며 카드사들이 내실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금리가 7개월 만에 3%대에 진입하며 카드사들이 발 빠르게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를 해결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로, 내년에도 내실경영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지난 15일 기준 3.92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22일 이후 7개월 만에 3%대로 진입으로, 지난 14일에는 전날보다 0.22%P 급락한 3.875%까지 내려갔다.

이로써 최근 조달 금리가 지난 4월 10일 기록한 3.847%의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초만 해도 5%에 육박했지만 최근 연저점 부근까지 내려온 것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3회 금리 인하를 시사하자 금융시장 전반에 긴축 완화 기대감이 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숨통이 트이자 카드사들은 최근 부진했던 자금 조달에 일제히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5일 카드사들이 발행한 카드채 규모는 1조4600억원으로 지난 10월 전체 카드채 발행액 1조6500억원에 근접한 수치를 가리켰다. 카드사들은 고객의 돈을 맡아두는 수신기능이 없어 대부분의 자금 조달을 여전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여전채 발행 금리 부담이 일부 줄었지만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허리띠 졸라매기식 살림을 당분간 이어갈 방침이다. 여전채 금리가 1~2%대를 가리켰던 2021년보다는 금리가 높은 상황이며, 금리가 조달비용에 반영되는 시간차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내년 금리 인하 시기가 본격 시작될 것이란 시장의 예측은 긍정적인 상황이지만 업황이 좋지 않았던 기간이 길어 실적 악화가 커진 상황으로 내년까지는 내실경영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조달부문에 대한 대비 방편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확대를 택하고 있다. ESG채권은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하는 자금을 마련할 때 발행하는 채권이다. 사회공헌활동 등 각종 지원 사업을 펼쳐오면서 전체 조달비용을 줄이는데 보탤 수 있다. 국내 7개 전업카드사가 올해 발행한 ESG채권은 모두 2조3500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8250억원) 대비 5250억 원 증가한 액수다.

무이자 할부를 줄여 할부수수료 수익을 높이는 방법에도 집중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 7곳의 누적 할부수수료 수익은 총 1조531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8.30%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말까지 카드사들은 최대 6~12개월 무이자할부를 지원했지만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는 최대 3개월 무이자할부와 ‘부분 무이자할부’를 제공 중이다. 동시에 할부수수료 금리도 올렸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카드 할부 수수료 상단은 19.9~19.95%로 현재 법정 최고금리(20%)에 근접한 상태다.

아울러 이른바 ‘혜자카드’라고 불리는 알짜카드 단종과 고객 혜택도 잇따라 줄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는 신용카드 139개, 체크카드 20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의 경우 최근 오프라인에서 일시불로 자동차를 구매할 때 제공하던 캐시백을 축소하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조달금리 인하로 숨통이 트였지만 판관비 줄이기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자금 조달액에 낮아진 금리가 적용되기까지 3~6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데다 저금리 당시 발행한 카드채 상당 부분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도 최대치로 낮아진 상태로, 조달금리가 2%대로 내려오는 시기가 올 때까지 당분간 이런 경영방침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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