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 추천제, 내년 법관 인사에선 시행 안한다…"일정 촉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1 16:54
광주법원 방문한 조희대 대법원장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오전 광주법원종합청사 별관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내년부터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유산인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없어진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21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올린 공지에서 "2024년 법관 정기인사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시행하지 않고 훌륭한 인품과 재판 능력 등을 두루 갖춘 적임자를 법원장으로 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지난 5년간 시행돼 온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대해 법원 안팎으로 여러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법원장 보임의 원칙과 절차를 고민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이번 정기인사에서 당장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원활하게 시행하기에는 남은 일정이 너무 촉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교체 대상인 7개 법원의 법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지방법원 부장판사 중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보임 날짜는 2월 5일이다.

김 처장은 "법원장 인사제도에 관해서는 이번 정기인사 이후 법원 구성원들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존폐는 법원 구성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이다. 그만큼 신중하게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법원행정처는 오는 2025년 법관 정기인사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시행할지 여부를 이번 결정과 무관하게 계속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각 법원 판사가 투표를 통해 천거한 후보 2∼4명 중 1명을 대법원장이 법원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대법원장 권한 분산과 사법행정의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지난 2018년부터 김 전 대법원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올해 초 전국 20개 지방법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도입 초기부터 의도와는 정반대로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법원장을 ‘인기 투표’로 뽑는다는 지적 등이 제기돼 개선 목소리가 높았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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