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낙연 신당 카운트 다운, 새해 밝힌 ‘좌표’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2 08:32
page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전 대표과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거대 양당 전직 대표 출신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24년 시작과 함께 본격 신당 출범에 나서는 가운데, 이들이 내놓을 플랫폼 구상도 주목된다.

두 전 대표들은 각자 진영의 현 리더십에 대한 지적을 명분으로 제3지대에 나서면서도, 진영 색채의 명도에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준석 전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현 전 대표를 쫓아낸 걸 보면서 (탈당)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있던 당 대표(이준석)를 날리고, 전당대회에서 지지율 5위를 1위 만들려고 앞의 4명 다리 부러뜨려서 세운 당 대표(김기현)를 8개월 만에 다시 몰아냈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언제든 당 대표를 날리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혁신과 통합, 단합을 주문하고서 여러 달 기다렸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에서도 그런 의지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며 탈당 결심을 밝혔다.

그러면서 당을 향해 "혐의가 많다 보니 검찰 공화국이 존재할 이유를 가진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이 대표도 주 2∼3회 재판을 받는다. 그런 모습이 선거에 도움이 될 리 없는데도 내부 문제 제기가 없다. 기이한 침묵"이라고 질타했다.

다만 두 대표는 신당의 규모나 이념 스펙트럼에서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노동·환경·인권 어젠다를 방치하지 않는 미래지향적 ‘사회적 보수’가 태동해야 한다"며 진보적으로 인식됐던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 "신당이 내세우는, 용기 있게 새로운 얘기를 하는 정치가 어느 쪽에서 호응을 얻는지에 따라 1당이 달라질 수 있다"며 차기 총선에서 국민의힘 보다 민주당 지지율을 잠식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현역 의원들과 관련해서도 "현역 의원들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계속 소통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가 승부처"라고 밝혔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분열이 아닌 민주 세력 확대"라며 민주당계 신당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양당 모두 싫지만 그래도 민주당이 대안이라고 생각하던 분들도 지금은 민주당에 마음 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그분들을 다시 정치 과정으로 모셔 오는 건 분열이 아니라 잃은 표를 되찾아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킬 건 간판이 아니다. 김대중·노무현 정신과 민주화 세력들이 추구했던 순수한 정의"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합류 인사들의 폭에도 양당 의원들 모두와 접촉하고 있다는 이준석 전 대표와 달리 다소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그는 신당에 합류할 이낙연계 의원들에 "많지는 않다"며 "그분들도 선거를 해야 하니 대처 방법이 여러 가지다. 제가 그걸 탓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른 당내 의원들 합류 의사에는 "당장은 그런 건 아닌데, 조금씩 합류 가능성을 보여주는 분들이 계시다"고만 언급했다.

신당이 서로 연대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두 전 대표들 모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수준의 답을 내놨다.

이준석 전 대표는 "아직 이 전 대표를 만나거나 의견을 교환한 적은 없다. 만나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지만, 보채지는 않을 생각"이라며 "자연스럽게 어떤 상황이 형성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일엔 순서가 있다. 아직 연대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왜 하려고 하는가를 국민에게 설명해 드리는 게 중요하다. 세력 간 연합 이야기가 선행되면 다분히 공학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hg3to8@ekn.kr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