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기차 위기를 기회로③] 갈 길 바쁜 LG·삼성·SK, 2차전지 '초격차' 노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3 14:59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중국산 배터리 입지 강화



전고체배터리 등 미래 기술 개발…원가 경쟁력 향상 추진

LG엔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K-배터리 3사가 새해를 맞아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 심화를 비롯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한다.

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254.5GWh로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했다. 이 중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48.4%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5.4%p 하락한 수치다.

CATL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들이 테슬라·BMW·메르세데스·볼보 등 메이저 완성차 OEM 차량에 대한 침투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 코나와 기아 레이도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얼리어답터의 초기 구매 수요 완결 및 주요국 보조금 축소·폐지로 인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도 한 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80개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1377만대로 당초 예측을 100만대 가량 하회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순수 전기차(EV) 시장은 더욱 어려웠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정공법’을 통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280GWh 수준인 케파를 내년 350GWh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미국 미시간 2공장과 얼티엄셀즈 2공장 등이 포함된다.

일본 토요타와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10대 완성차 기업 중 9곳을 고객사로 두게 됐다. 폴란드 ICPT와 손잡고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도 공략한다. KAIST와 리튬메탈전지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주행거리를 약 50% 연장하고 충·방전 효율 및 수명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SDI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SK온도 중국·헝가리 생산력 확대를 필두로 케파를 88GWh에서 152GWh로 높인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율 개선이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2종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열린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국내 업계 최초로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제품도 공개했다.

삼성SDI는 말레이시아 2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으며 헝가리 내 생산력도 늘린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33GWh급)을 만드는 등 북미 시장 진출도 박차를 가한다. 제너럴모터스(GM)와 30GWh 규모의 합작공장 완공시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의 혜택도 증가할 전망이다. 전고체배터리 상용화 시점은 2027년으로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형 차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등 트렌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각국의 전동화 정책 및 친환경 수요 등이 전기차 시장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외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원가 관리 역량도 높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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