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낙연 신당 갈 바에 불출마? 기호 3번 못 달면...‘비만 고양이’ 줍줍 시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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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준석·이낙연 신당 등 제3지대가 차기 총선 레이스에서 차지할 ‘출발선’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당장 신당 창당 멤버만으로는 대표적 제3당 기준인 원내교섭단체(20석) 뿐 아니라 소수정당인 정의당 의석(6석)마저 달성키 어렵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친명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당에 합류할 현역 의원이 7~8명에 이를 것이라는 이낙연 전 대표 측 인사 주장에 "희망사항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공천 자격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비명계 인사들에도 "대부분 현역 의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명 의원들이 가칭 개혁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주장 역시 "국민의힘 입당 전 이상민 의원 정도 아니었겠나"라며 "이준석 신당으로 갈 민주당 중진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모을 의석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석에 이를 수 있다는 일각 주장에도 "본인들의 희망사항"이라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비명계로 지도부에 입성한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설령 도저히 민주당에서는 길이 없다고 판단하셔서 나간다 하더라도 바로 이낙연 신당과 손잡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탈당보다는 불출마가 더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비명계 최다선이었던 이상민 의원은 국민의힘 행을 택했고, 오영환·이탄희·홍성국·강민정 등 소신파 초선 의원들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비윤계 다선 하태경 의원이 일찌감치 ‘수도권 출마’를 굳혔고 최근에는 초선 김웅 의원이 불출마를 택했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아직 없다.

이에 따라, 현재 제3지대 진출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이미 진출한 지역구 현역 의원은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의 4인(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과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 등 5명이 꼽힌다.

만일 추가 합류 없이 창당 멤버 그대로 제3지대가 구축된다면,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신당 모두 정의당 의석수에도 못 미치는 상태에서 총선에 임해야 한다.

원내교섭단체 국고보조금 뿐 아니라 제3지대 상징성인 기호 3번도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의 ‘적극적 선택’을 기대해야 하는 셈이다.

‘원칙과 상식’ 조응천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박용진·강병원 의원 등 여타 비명계가 제3지대로 합류할 가능성에 "어떻게든 민주당 안에서 민주당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아직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다"며 "지역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당들이 독자적으로 다 기호 3번, 4번, 5번, 6번 받아서 총선에서 국민들의 사표 방지 심리를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떻게든 빅텐트가 만들어져야지 국민들께 마음 편하게 기표할 수 있도록 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개혁신당 세력의 경우 아직 현역의원을 1명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비명계와의 빅텐트 보다는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 영입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준석 전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철저하게 우리 당원들, 개혁신당 당원들로 가입하신 분들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형태의 연대는 가능하다"며 빅텐트 보다는 ‘느슨한 연대’에 힘을 실었다.

이는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대승한 민주당과 달리 수도권 민심 이반이 확인된 국민의힘에서 친윤계 주류가 영남 의원들을 밀어낼 수 있다는 기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지지율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출마하는 지역에서의 공천 파동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움직일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결격사유가 없는데도 만약 (공천) 배제시키게 된다면 그게 오히려 명분 면에서 더 강하게 된다"며 "‘쭉정이 줍기’ 하면 문제가 되지만 이삭 알곡은 무조건 주워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날 ‘알곡’이라는 표현은 대구 지역 의원 12명 전원을 ‘비만 고양이’에 빗댔던 지난해 발언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이에 이준석계 인사들은 ‘비만고양이 다이어트’론을 펴 당시 프레임을 다소 우회하는 상황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조응천 의원과 같은 방송에 잇따라 나와 "저희들이 (의원들을) 다이어트 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국민의힘에서 TK(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을 노리면 진짜 비만고양이처럼 조용히 있어야 된다"며 "그런데 개혁신당에서 TK에 출마한다고 하면 아무리 국민의힘 전직 의원이었어도 도전자다. 그분들도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러주는 데 다 나가고 방송 열심히 뛰어다니고 지역구에서 새벽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선거운동 해라’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저희가 하드트레이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텃밭 특색’으로 인해 소극적이었던 의원들이 개혁신당 합류 뒤에는 지도부로부터 정치 코칭을 받고 역량을 키울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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