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 올해도 달릴 전망…한국·일본에 이어 신흥국이 성장 주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0 11:37

BNEF 2024년 전기차 시장 전망



PHEV 포함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670만대…전년대비 21% 증가

중국·유럽·미국에서 성장 둔화…신흥국이 이를 상쇄

한국·일본 판매량은 두 배 넘을듯

전기차

▲충전 중인 전기차(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올해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선 수요가 부진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물론 신흥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대폭 늘어 전기차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 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해 1670만대로 예측됐다. 이는 BNEF가 추정한 지난해 판매량인 1380만대보다 약 21% 가량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2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과거 추이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갈수록 둔화되는 모습이다. 2021년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650만대로 2020년(320만대) 대비 두 배 넘게 성장했고, 2022년에는 전년대비 61% 급증한 1050만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시장 성장률은 33%에 달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이미 포화한 상황 속에서 불확실한 경제 전망 등이 글로벌 성장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BNEF는 분석했다.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전년대비 20%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34% 성장)에 이어 2022년(96% 성장), 2021년(258% 성장) 등과 비교하면 성장 둔화세가 확연하다.

친환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유럽에서도 한자릿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 업계가 2025년 탄소규제 강화를 앞두면서 생산량이나 판매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전기차 보조금 또한 축소되고 있다고 BNEF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6% 오른 340만대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에서는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BNEF는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19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됨에 따라 실제 판매량은 이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에 그치는 만큼 미국은 올해도 주요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지 못할 것으로 BNEF는 덧붙였다.

전기차 수요와 관련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지만 테슬라 판매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도 여전히 질주하고 있다고 BNEF는 전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 두 회사의 점유율은 7.5%로 1위인 테슬라(57.4%)에는 한참 뒤지지만 GM의 쉐보레(5.9%)와 포드(5.5%)를 앞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도 전기차 아이오닉5의 판매량이 거의 두배 증가하는 등 미국 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고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반면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선 전기차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유럽, 북미, 한국, 일본을 제외한 ‘기타 국가’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54% 급증한 84만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가 부자들의 소유물이 더 이상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됐다. 한국과 일본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14만3000대, 14만9000대로 추산됐는데 올해는 23만9000대, 22만3500대로 두 배 넘게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BNEF는 내년은 물론 2026년에도 전기차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판매 증가량 둔화는 우려사항이지만 배터리 비용 하락, 전기차 충전소 규모 확대 등의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평균 가격은 전년대비 14% 급락한 키로와트시당 139달러로 조사됐는데 이는 첫 조사가 시작된 2018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라고 BNEF는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향후 몇 년간 테슬라와 비야디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비야디한테 밀렸지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테슬라가 선두를 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BI에 따르면 2030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600만대에 육박하는 반면 비야디는 420만대에 그치고 폭스바겐이 410만대로 바짝 뒤쫓을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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