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건설업 건전성 지표 악화...금융불안 장기화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5 13:53

금융권 건설부동산업 대출잔액 608조5천억...역대 최대 규모



비은행권 건설부동산업 연체율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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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고금리,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건설, 부동산업종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로 고비를 넘겼지만, 건설·부동산 업종의 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불안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은행, 비은행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0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1년 전인 2022년 3분기(580조8000억원)보다 4.8%, 2021년 3분기(497조6000억원) 대비 22.3% 증가했다.

특히 연체율 등 부실 지표 수준과 상승 속도는 더욱 심각하다. 비은행권(저축은행·새마을금고 제외 상호금융조합·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 합산)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2021년 3분기 155조원에서 작년 3분기 193조6000억원으로 2년새 24.9%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비은행권의 건설,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5.51%, 3.99%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다. 2022년 3분기 건설과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1.77%, 1.55%였는데, 1년새 각각 3.1배, 2.6배 뛰었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 5.97%였다. 이 역시 1년 전(건설 2.20%, 부동산 2.52%) 대비 각각 3.3배, 2.4배 수준이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고, 건설업은 2017년 1분기(8.42%)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은 은행권조차 건설업의 연체율은 0.58%로 2019년 3분기(0.64%)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다. 부동산업 연체율은 0.15%로 2020년 2분기(0.17%)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은행권의 부동산업종 고정이하여신비율(0.27%)도 2021년 1분기 0.30%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건설, 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일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많은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관련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부실자산 상각, 매각 등을 통한 관리에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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