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불붙은 한미사이언스 주가… 이틀새 46%↑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16 15:47

OCI 통합과정서 장·차남 반발로 분쟁 조짐



우호지분 확보 위한 매입 경쟁 가능성에 주가 부양



한국앤컴퍼니 등 과거 사례와 유사...마무리 때는 급락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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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OCI그룹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보’ 움직임에 반발하자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 따른 양측의 지분 확보 움직임이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 과거 사례를 볼 때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될 때 쯤에는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도 함께 나타나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5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미 전날부터 본격적인 급등세가 시작돼 이틀 동안에만 46% 넘게 올랐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주가 부양의 동력은 ‘경영권 분쟁 조짐’이었다. 지난 12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7703억원을 투입해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이 보유한 지분을 매입·현물출자·유상증자 등을 통해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로, 향후 한미약품-OCI 그룹 간 통합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통합을 두고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반발하며 분쟁 발발 가능성이 커졌다. 임종윤 사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인데, 이번 통합과 관련해 한미약품 그룹이나 가족들로부터 그 어떤 형태의 고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직접 밝혔다. 이후로도 임종윤 사장은 각종 매체를 통해 반대 입장과 법적 대응 의지를 명확히 하는 중이다. 창업주의 차남 지분 7.20%를 보유한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 역시 이번 작업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임종윤 사장과 행동을 같이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지분 인수가 시작되기 전인 현시점에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합계 지분율이 19.85%, 임종윤-종현 사장의 지분율이 19.32%로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OCI홀딩스가 27.03% 지분을 얻는 데 성공하게 될 경우, 임종윤-종현 사장의 지분율은 17.69%로 떨어져 영향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은 대립하는 양측 간 보유 주식 비율 차이로 결정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이기기 위한 주식 매입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커져 주가가 오르는 효과를 보인다.

최근 불거졌던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회장에 반발한 장현식 고문-MBK파트너스 측이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 시도로 지난달 5일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상한가를 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LG, 에스엠 등 다양한 경영권 분쟁 사례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나타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아직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주요 주주들의 반발이 심한 만큼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 가능성이 점쳐지며 주가가 일찍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 과거 사례를 볼 때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될 때쯤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앞서 한국앤컴퍼니 사례에서도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 매입을 통해 조현범 회장을 지원하며 예상보다 빨리 분쟁이 해소되자 지난달 15일 하루에만 25% 급락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 측이 트위터와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법적 조치’와 ‘우호지분 51% 확보’를 직접 언급한 만큼 치열한 분쟁이 곧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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