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원기 회장 증자에 참여…입주사는 CB 인수
2022년 주주배정 유증 참패…"수익성 개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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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탑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코스닥 상장법인 한탑이 ‘수입원재료결제비용’ 마련을 위해 류원기 회장이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65억원을 조달한다. 과거 주주들을 상대로 유증을 진행했다가 참패를 겪은 바 있지만 이번에는 특수관계인이 나서면서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유증·CB발행 동시 진행해 65억원 조달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한탑은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3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증자에는 류원기 회장이 참여한다. 류 회장은 창업주 류용술 전 회장의 아들로 현 류지훈 사장의 아버지다.
증자로 발행될 주식은 총 232만1982주이며 주당 발행가액은 1292원이다. 납입일은 이달 25일이며 신주 상장은 다음달 15일이다.
한탑은 35억원 규모의 CB 발행도 진행했다. CB 발행 공시는 지난 18일에 있었으며, 곧바로 19일에 납입이 이뤄지면서 공시 이틀만에 발행까지 마무리됐다.
전환가액은 1294원이며 이에 따른 발행할 주식 수는 270만4791주다. 만기일은 오는 2027년 1월 19일이며 한탑은 내년부터 만기일까지 매 분기마다 조기상환 기회를 줄 예정이다. 만기 이자율은 5%다.
한탑의 CB를 사들인 곳은 주식회사 양정산업이라는 법인이다. 자산총액 169억원에 지난해 매출액 9400만원, 당기순손실은 3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번 투자는 회사 입장에서 상당한 규모인 셈이다. 확인 결과 양정산업은 한탑의 부산사옥에 입주한 건설업체로 추정된다.
◇원료비 결재 위한 유증 2022년에 실패한 바 있어
한탑의 자금 확충에 대해 시장은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금 조달의 목적이 재료 결제 비용 마련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대부분의 상장사에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증자는 악재로 해석된다.
더구나 한탑은 지난 2022년에도 재료 비용 마련을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시장의 싸늘한 반응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한탑은 167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섰다가 44억원을 마련하는 데 그친 바 있다. 당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2.7%였다는 점에서 일반 주주 대부분은 유증을 외면했다는 얘기다.
이번 유증이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계 오기 전에 수익 구조 개선해야"
한탑은 지난 1959년 설립된 부산의 향토기업이다. 부산에 본사 및 제분공장을, 경상남도 양산시 양산지방산업단지에 사료공장이 있다. 코스닥시장에는 지난 1995년 6월 상장했다.
한탑이 알려진 계기는 류원기 회장의 아내 윤길자 씨가 저지른 ‘여대생 청부 살인 사건’이다. 지난 2002년 윤 씨의 청부를 받은 살인청부업자들이 윤 씨의 사위의 이종사촌 동생을 납치하고 살해한 사건이다.
이후 윤 씨가 교도소가 아닌 신촌 세브란스병원 VIP병실에서 지낸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이 일로 사명을 ‘영남제분’에서 ‘한탑’으로 교체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탑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1년 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증자나 차입으로 회사를 운영하는데 한계가 오기 전에 수익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