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1월 하락률 ‘세계 1위’…ELS 손실 어쩌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1 10:34
피해 보상 촉구하며 삭발하는 홍콩H지수 ELS 투자자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올 들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10% 넘게 급락, 3년 전 발행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다. 또한 단 기간 내 홍콩H지수가 반등할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손실 확대가 우려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연초 이후 11.12% 급락해 전 세계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동 기간 한국(코스피, -6.87%)은 물론 중국(상하이종합지수, -4.80%), 이스라엘(-3.12%) 등 보다도 낮았다.

이달 홍콩H지수는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특히 중국 부동산·내수 경기 지표를 발표한 17일에는 부진한 결과로 인해 3.94% 급락했다.

홍콩H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국내 ELS의 만기 손실률도 60%에 육박하는 등 비상에 걸렸다. ELS는 만기 상환일에 기초자산의 가격을 평가해 수익률을 확정하는데, 홍콩H지수가 떨어질수록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의 원금 손실 규모도 커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 ELS 손실률은 최근 일주일 만에 5%포인트(p)가량 확대됐다. 이달 10일 만기 평가일을 맞은 키움증권의 ‘제1528회파생결합증권(ELS)’은 손실률이 51.72%, 17일이 만기일이었던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증권(ELS) 29447’은 손실률이 56.05%로 확정됐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홍콩H지수 연계 ELS는 1월에만 일평균 483억원의 만기가 예정됐으며, 2∼3월에는 만기 상환 예정 금액이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날도 있다. 상반기(1∼6월) 만기 상환 금액은 10조원 수준이며, 월별로 보면 4월이 2조5553억원으로 가장 많다.

업계에서는 홍콩 증시의 장기 조정 사이클이 이례적인 케이스라는 평가가 나온다. 1980년 이후 한국, 미국, 일본의 주가지수 조정 사이클은 길어야 3년이었는데, 2020년부터 4년 연속 약세를 보인 홍콩H지수는 극히 드문 경우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화권 증시 부진은 미·중 갈등 장기화와 중국 경기 침체, 재정지출 확대·통화 완화 같은 정책의 부재, 글로벌 자금의 탈중국 흐름 심화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어 단기간에 유의미한 반등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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