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보관금액 115억달러…지난해 말 대비 15.8% 감소
전기차 악재에 연일 하락세…주가 11월 초 수준 회귀
주가 하락에 저가 매수·차익실현…매수·매도 규모는 급증
▲새해 들어 테슬라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학개미의 테슬라 보관금액이 지난해 말 대비 15% 넘게 감소했다. 테슬라 충전소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새해 들어 테슬라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학개미의 테슬라 보관금액이 지난해 말 대비 15%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학개미의 테슬라 보관금액은 115억854만달러로 외화주식 보관금액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보관금액 규모 자체는 지난해 말 136억7119만달러보다 15.8% 감소했다.
보관금액이 감소한 데는 연일 이어진 테슬라 주가 하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2월27일 261.44달러를 찍은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21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18일 테슬라 주가(211.88달러)는 지난해 11월1일(205.66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9일에는 전일 대비 소폭(0.15%) 오른 212.1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27일과 비교하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주가가 18.8%가 하락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지난 19일 기준 6745억달러(약 902조원) 규모로 올 들어 1000억달러(약 133조원) 가량 증발했다.
다만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서학개미들의 매수와 매도 물량 자체는 급증하고 있다. 저가매수 전략과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전략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셈이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동안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3억766만달러 사들이고 2억6005만달러를 팔아치웠다. 순매수 규모는 총 4761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이달 첫째 주(2~5일)에는 2억1340만달러를 매수, 1억8350만달러를 매도해 2990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둘째 주(8~12일)에는 2억420만달러를 매수, 1억6476달러를 매도해 순매수 규모가 3943만달러로 집계됐다.
전기차 수요 둔화 이슈에 더불어 최근 여러 악재들이 불거지면서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대형 렌터카업체인 허츠는 최근 테슬라 차량을 포함해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2만대를 매각하고 내연기관 차에 재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 중북부 지역에 체감 온도 영하 50도 안팎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전기차 배터리 방전 논란 등이 나오고 있는 점도 전기차에 대한 불안을 높이고 있다.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을 2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가에 악재다. 머스크는 최근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머스크 지분을 25%까지 높이지 못할 경우 테슬라 밖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현재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X를 인수하기 위해 주식을 팔면서 13%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X 인수에 자금을 투자한 상황에서 지분율을 25%까지 끌어올리기에는 여러 리스크가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하방압력을 받은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전기차 성장 속도가 다소 더딜 것으로 보고 눈높이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대는 정해진 미래이지만 올해부터 오는 2028년에 걸쳐 진행될 전동화 속도는 현재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중기 눈높이 하향 조정에 따른 멀티플 디레이팅(주가 수익비율 하락)을 소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