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서 이탈하는 외국인… 이 종목은 샀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22 16:00

삼성SDI 팔고 삼성전자·KB금융 순매수

코스피200선물은 5조원 넘게 팔아치워



美 S&P500 사상최고치… 코스피만 하락

증권가 "수급 확인 우선 2월까지는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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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사들인 종목이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사들인 종목이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외국인 수급 이탈이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외국인, 삼성SDI 팔고 삼성전자 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그룹 블록딜을 제외하면 8200억원의 주식 현물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선물은 5조710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올 들어 가장 많이 판 개별 종목은 삼성SDI다 규모는 4046억원이다. 뒤를 이어 LG화학(1943억원), 오리온(1554억원), LG전자(1454억원), 포스코DX(106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 2위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도 외국인 순매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식 875억원을 순매도했다. SK이노베이션(741억원)과 POSCO홀딩스(586억원), JYP Ent.(544억원), OCI홀딩스(538억원) 등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이 올 들어 매수세를 올리고 있는 종목도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8840억원을 사들였다. 앞서 외국인은 12일 삼성그룹 블록딜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 1조6864억원을 사들이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성장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종목은 AI 경쟁력 확대에 따라 역사적 신고가를 개선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지만,삼성전자만 1조9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것은 AI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수 2위는 삼성에스디에스로, 규모는 1895억원 수준이다. 3위와 4위는 삼성물산(1662억원), KB금융(1549억원)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NAVER(1164억원), 삼성전자우(932억원), 삼성생명(832억원), 한진칼(755억원), HD현대일렉트릭(705억원), 한국한공우주(680억원) 순이다.

◇ 돌아오기 쉽지 않다…2월까진 관망해야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면서 코스피지수도 7.3% 하락했다. 19일을 제외하고는 올 들어 3주 연속 하락세다. 코스피의 움직임은 글로벌 대표 지수 흐름과도 정반대다. 미국 S&P500지수는 지난주 1.17%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버블 붕괴 이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후퇴, 중동 홍해 확전 우려, 북한 도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외국인 자금 이탈의 이유로 꼽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 축소, 지정학적 위험 부상은 물론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주들이 작년 4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하면서 외국인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며 "외국인 이탈이 환율 변동성을 키우고 높아진 환율 변동성이 다시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하는 일시적 악순환 고리에 들어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추세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워낙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당분간 증시는 박스권안에서 변동성을 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외국인 수급도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정상화되고 올해 기업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조정되는 2월이 지나가야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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