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실적 부진' K-건설, "사우디 기가프로젝트를 잡아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30 15:18

네옴·뉴 무라바·킹 살만 파크 등 대형 프로젝트 대기



현대건설·현대ENG 등 대형사 파트너십 전략 기대



세액부담·현지조달·자국민 고용 등 리스크 관리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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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기가프로젝트 이미지. 자료제공=해외건설협회, 출처=MEED Yearbook 2024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국내 부동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수주에서 생로를 찾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 계획인 ‘사우디 기가프로젝트]를 잡기 위한 준비가 활발하다.

30일 건설업계에 다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국토교통부가 목표한 350억 달러에 못 미친 330억 달러를 달성했다. 나름 선전했으나 실상은 대기업의 미국 투자 증가에 따른 계열사 수주액(91억2000만 달러)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건설사들이 올해 들어 사우디 기가프로젝트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총 약 88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네옴(NEOM-총 5000억 달러), 뉴 무라바(New Murabba-총 1000억 달러), 로슨(R0SHN-총 900억 달러), 킹 살만 파크(King Salman park-총 230억 달러), 레드 씨 프로젝트(Red sea-총 160억 달러) 등에 대한 발주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사우디 기가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발주·계약된 금액이 전체 예정 사업비의 6.9%인 606억 달러에 달했다. 발주처별로 살펴보면 네옴 계약액은 전체 39.6%인 204억 달러로 기록됐다. 레드 씨는 83억 달러, 킹 살만 파크는 55억 달러를 계약했다. 특히 배럴당 80달러 내외로 유지된 고유가로 인해 재정지출 확대 영향으로 최근 2년간(2022~2023년) 총 계약액 437억 달러로 급증하기도 했다.

해외건설 전문가에 따르면 올해 역시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가프로젝트의 발주 확대 가능성이 높다. 네옴(2024∼2025년) 발주처의 주요 프로젝트는 22건으로 총 538억 달러가 예정돼 있다. 신재생에너지, 스파인(지하터널), 트로제나(겨울레저 복합 리조트), 옥사곤(미래형 복합 산업단지) 등 굵직한 수주가 줄줄이 대기 중에 있다.

사우디의 도심 확장 프로젝트인 뉴 무라바에서도 박물관, 영화관, 대학교 등 건축공사 발주가 기다리고 있다. 또 사우디 리야드에 지어지는 ‘킹 살만 파크’에는 18건, 레드씨에서도 22건의 다양한 건축공사 수주가 기다리고 있다.

다만 한국 해외건설 기업이 이같은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선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사우디는 지난 2018년부터 5% 부가가치세를 도입했고, 2020년 7월부터 3배 인상해 15%를 부과하고 있다. 또 기자재의 상당비율(최대 70%)을 현지에서 조달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대다수의 기업이 금액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며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사우디 자국민 의무고용으로 인해 필요 인력을 적절하게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한편 국내에선 지난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 PKG1·4’를 각각 29억3565만5000 달러, 21억3565만5000달러에 수주했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자푸라 가스 플랜트 2단계 확장공사’(11억8458만8000 달러)도 있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이 AGIC 탈수소·폴리프로필렌 프로젝트를 5억5517만5000 달러에 수주했다. 업계에선 이들이 올해도 해외수주를 리드해야 추가로 기타 건설사들도 수주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지훈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고유가가 지속되는 만큼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선제적으로 나서 중동시장, 특히 사우디 시장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며 "최근 트렌드가 건설사간 글로벌 경쟁이 아닌 글로벌 협력이니 중국 등 국가와 친밀한 파트너십을 형성해 수주 실적을 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라고 진단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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